80여명 모인 문인협회 낭송회, 가을밤 예술의 향기를 흩뿌리다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Sep 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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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 한인 문인협회(윤종범 회장)이 주최한 '제3회 작품 낭송회'가 9월 19일(화) 오후 7시부터 반찬 한식당에서 열렸다.

'시와 음악의 밤'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낭송회는 협회 회원들을 포함해 80여명 이상의 역대 최고 인원이 자리하면서 행사장을 가득 채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협회 측에서 준비한 저녁식사를 들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는 속에 낭송회 시작을 기다렸다.

본격적인 낭송회가 막을 올리기 전 이근영 씨는 오는 10월 11일 오전 11시로 예정된 '한미 노인복지회' 창립총회에 대해 홍보했다.

행사 사회를 맡은 지소연 씨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노래하면서 낭송회의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됐다.

개회사 겸 축사에서 이범용 고문은 "오늘 우리의 이런 모임이 후세들에게 멋진 기억으로 남길 기대하며 회원 여러분, 노래를 불러주시는 분들, 그리고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안응환 상공회의소 회장은 축사에서 "최근 문단에 등단한 아리조나 문인협회박찬희 회원의 시를 읽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인생의 갈 길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며 "황금찬 시인의 싯귀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과 행복을 주는 문인협회 여러분들은 '이 세상의 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낭송회 첫 무대는 최혜령 회원의 '메사 계곡의 인디안'이 장식했다. 아름다운 까만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선 최 회원은 오진삼 씨의 잔잔한 기타 연주에 맞춰 시를 낭독해 나갔고 소품을 이용하기도 해 눈길을 모았다.

이어 이영범 회원은 13세기 페르시안 시인인 루미의 '손님의 집'을 낭독하고 루미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종교인이자 시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수영 시인의 '아버지의 사진'을 찬찬히 읽어 내려간 박희원 회원은 돌아가신 부친과 동시대를 산 시인이라 그의 작품을 골랐다고 전했다.

무대에서 '미소'와 '사랑의 종말' 두 곡을 멋진 가창력으로 소화한 차선미 씨는 "박희원 씨가 낭독한 시는 저희 이종사촌 오빠 작품이고 제가 부른 노래는 셋째, 넷째 오빠들 곡이어서 오늘 이 자리가 서는 감회가 새롭다"는 느낌을 밝히기도 했다.

김종휘 회원은 서정적인 옛 풍경이 눈 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뻥이요', 그리고 새소리 음향효과가 인상적이었던 '꼬끼' 두 작품을 소개했다.

구슬픈 색소폰 음악을 배경삼아 '막내딸' '토닥토닥' 등 2개의 작품을 낭독한 아이린 우 회원은 "말로써 표현해야 하는 것이 문학이라 생각한다"며 "그래서 어렵지만 그 어려움을 함께 하러 오신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연주 순서에서 오진삼 씨는 한인들 귀에도 익숙한 'Eres Tu'와 이탈리아 노래 'Che Sara'를 열정적인 기타 연주 속에 노래도 불러 먼 기억에 대한 향수를 한껏 자극했다.

아리조나 제18구역 주하원의원에 출사표를 던진 Farhana Shifa 씨의 남편이 출마배경을 간단히 설명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진재만 회원이 자작시 '코스모스'를 낭송했고, 그 뒤를 이어 잠깐 쉬어가는 코너에선 깜짝퀴즈쇼가 진행되기도 했다.

생생한 배경 효과음과 주고받는 대화식 진행이 돋보인 이윤신 회원의 '무교동 주막골' 낭독에선 마치 참석자들이 모두 함께 한국의 어느 뒷골목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듯한 느낌을 전달했다.

'I Can't Stop Loving You'를 부른 존 박 씨는 뛰어난 실력으로 앵콜 요청과 큰 박수를 받았으며, 지소연 씨는 맑고 고운 목소리로 '꽃밭에서'를 노래해 역시 큰 박수를 받았다.

이건형 회원은 '길 걸음'이란 글에서 한국전 당시 형을 찾으러 먼 길을 걸어야 했던 옛 추억과 근래 벌어지는 '걷기운동'을 잘 묶어서 엮어 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최근 문학저널지가 주관한 신인문학상 공모전에서 '나비 날다'라는 작품으로 당선돼 작가로 등단한 박찬희 회원은 신병은 시인의 '바람과 함께 풀잎이'라는 시를 담담하게 낭독해 나갔다.

이어 우재길 씨는 축하송으로 '창밖의 여자'와 '왜 돌아보오' 두 곡을 피아노 연주에 맞춰 열창했다.

참석자 모두가 '고향의 봄'을 합창하며 이날 낭송회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행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올해 낭송회가 예전에 비해 한층 풍성해진 느낌"이라며 "특히 각 작품에 맞춰 적절히 삽입된 음악도 낭송회 몰입을 도왔다"고 말했다.

낭송회의 음향과 영상 진행에는 김승배 박사와 나경주 씨가 수고했다.

작년 낭송회에도 왔었다는 한 참석자는 "'시와 음악의 밤'이란 주제에 걸맞게 노래와 연주도 많이 추가돼 여러 쟝르  예술이 한데 모인 느낌이어서 가을밤 예술의 향기를 한껏 누릴 수 있었다"며 '기분 좋은 밤'이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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