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건 무장점거' 참여하던 AZ 농장주, FBI에 총격 사살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Feb 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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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수사국(FBI)이 25일간 계속된 오리건주 연방정부기관 무장 점거 사태와 관련, 시위대 지도자 등 8명을 체포했다. 체포 과정에서 아리조나 출신 주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26일 FBI와 오리건주 경찰은 오리건주 소도시 번스 남쪽 프린스턴의 멀루어 국립 야생보호구역 본부청사를 점거했던 애먼 에드워드 번디(40) 등 5명을 이날 오후 4시25분께 체포했다.

FBI는 고속도로에서 이뤄진 체포 과정에서 총이 발사돼 시위대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고 확인했다. 번디는 농성 현장에서 북쪽으로 약 160km 떨어진 존데이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발언을 하기 위해 농성 가담자 일부와 함께 자동차로 이동하던 도중 정차 명령을 받고 경찰과 대치하다가 체포됐다. 이와 별도로 공범으로 추정되는 1명과 무장 점거농성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것으로 알려진 1명도 번스에서 체포됐으며, 또 다른 무장 점거자 1명이 아리조나에서 경찰에 자수했다.

사망자는 55세 라보이 피니컴(사진)으로 알려졌다. 아리조나에서 '케인 베즈'라는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피니컴은 청사 점거 중 기자회견 자리 등에서 자주 마이크를 잡았던 인물로, 시위대의 대변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피니컴은 시위대에 합류하기 위해 집을 나설 때 가족들에게 "혹시 내가 돌아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모두를 사랑한다는 걸 기억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FBI에 따르면 체포된 이들 8명은 모두 폭력·협박으로 연방공무원의 공무집행을 방해하려고 모의한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오리건 지역 목장주 드와이트 해먼드(73)와 아들 스티븐(46) 부자가 밀렵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소유한 숲에 불을 지른 등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받자 이에 항의해 지난달 2일부터 멀루어 국립 야생보호구역 본부청사를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당시 청사 건물은 새해 연휴로 문을 닫은 상태였고, 이들은 총기로 무장한 상태였다. 시위대는 국유지를 지역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성을 주도한 애먼 번디와 그의 가족은 이전에도 정부의 총기 규제와 국유지 무단침입 금지 등에 반대하는 운동을 해왔다.

애초 FBI는 76명이 사망한 1993년 텍사스주 웨이코의 다윗교 농성 사건 등 무리한 진압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이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농성이 장기화하면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일부에서는 시위대가 백인인 탓에 공권력이 상대적으로 너그럽다는 비판까지 제기하자 이번에 진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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