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A 도로를 따라 세도나 북동쪽에 위치한 미글리 브릿지(Midgley Bridge).
강철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이 아치교량 때문에 최근 세도나 시 관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길지는 않지만 깊은 협곡을 잇는 이 교량에서 지난해부터 자살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간 이 교량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간혹 발생하긴 했지만 2015년 한 해 자살자는 4명으로 크게 늘었다.
자살자가 증가하자 세도나시는 작년 9월 교량 옆 주차장에 자살방지 문구 팻말 설치와 상담 핫라인 전화번호를 기재하는 등의 자구책을 강구했다.
세도나시 측은 미글리 브릿지가 자살다리로 악명이 높은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나 뉴멕시코의 리오 그란데 고지 브릿지처럼 사람들에게 자살 명소(?)로 인식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세도나 시관계자들은 올해도 자살이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교량의 소유권을 지닌 아리조나주 교통국에 다리 주변에 펜스 설치나 협곡 아래 그물망 설치를 건의했다.
하지만 교통국은 안전장치에 대해 고려를 하고 있지만 교량이 지난 역사성을 훼손하지 않고 기능적인 측면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다소 수동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도나 지역 주민단체들은 "생을 마감하기로 작정하고 다리를 찾으면 이미 상황을 돌이키기엔 늦은 것"이라며 "따라서 자살을 위해 교량에 접근하는 것을 원천봉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