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리조나 주를 통한 밀입국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자료에 따르면 2016회계연도 첫 5개월(2015년 10월∼2016년 2월) 동안 멕시코 국경을 넘었다가 체포된 미성년자는 2만 3천553명에 이른다. 이는 2015 회계연도 같은 기간(1만 2천490명)과 비교하면 89%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에 국경에서 입국이 가로막힌 사람은 2만7천664명으로 1년 전보다 2.5배나 많았다.
이같은 통계는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14년까지 급증하던 불법 이민은 지난해에는 멕시코와 미국의 단속이 강화된 탓에 전해보다 40%나 줄었다.
최근 불법 이민자는 아리조나 주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어 텍사스 주를 주로 이용했던 이전 루트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CBP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현재 불법 이민의 흐름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리조나 지역을 관할하는 국경수비대는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을 막는 동시에 마약 밀매의 주요 루트가 되지 않도록 감시와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20일엔 투산 섹터 인근에서 대량의 마리화나를 미국으로 들여오던 밀수업자를 총격 끝에 모두 검거했고, 그에 앞서 4월17일엔 5파운드의 메탐포타민을 몸에 숨긴 채 입국하려던 여성을 검문소에서 적발하기도 하는 등 경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편 불법 이민의 흐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심리 착수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4년 11월에 불법 이민자의 추방을 유예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한 데 대해 텍사스 등 22개 주가 행정명령 중단을 요구한 소송과 관련된 심리이다.
대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오느냐는 불법 이민이 증가 추세를 보일 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될 지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