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부적절하다고 삭제한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에는 아픈 아이를 무릎 위에 안고 있는 벌거벗은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 있다.
보도에 따르면 네 아이의 어머니로 아리조나 주 투산시에 거주하는 사진작가 헤더 휘튼은 몇 해 전 해당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지난 2014년 그의 1살배기 아들 폭스가 아플 때 남편이 아이의 증상을 완화하려 노력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었다.
폭스는 살모넬라 식중독으로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보였다. 병원으로 가기 전 약 한 시간가량 남편 토마스 휘튼은 아이를 안고 샤워부스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이의 체온을 낮추고 오물을 닦아내기 위해서였다.
휘튼 부인은 "'부모'로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면서 "바로 내 앞, 샤워부스 안에 앉아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압도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남편이자 동반자, 아빠로서 그의 모습에 감명받았다"면서 "남편이 자신의 무릎 위 작은 아들을 사랑하는 진심이 그대로 보였다. 그는 아이에게 '괜찮을 것'이라고 안도의 말을 속삭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에 게재된 이 사진은 수차례 삭제됐다고 영국 매체 더 선은 보도했다. 규칙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어머니'라고 본인을 밝힌 한 여성은 사진을 두고 "부모가 그들의 자녀에게 하는 일"이라며 "부모님의 희생과 사랑이 담겨 있다"고 평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빠가 아이를 사랑하는 모습에 눈물이 나왔다"며 '아름다운 사진'이라고 극찬했다.
반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는 "사람들이 이 사진에 감동했다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할 말이 없다. 그동안 본 것 중 가장 역겨운 사진"이라고 비난했다. 아이디 Virc는 "사진 자체는 문제 없다. 그러나 남편, 아내, 아이의 사적인 순간을 왜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고, 아이디 FrenchScouse는 "알몸이냐, 아니냐를 떠나 아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릴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자는 "처음 봤을 때는 도대체 이게 뭔가 싶었다"면서도 "그래도 사진 뒤에 더 많은 얘기가 담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휘튼 부인은 "사진을 공유하기 전 혹시나 사진이 잘못 이해되고 받아들여질까 걱정돼 망설였다"면서 "그러나 공유하지 않기엔 사진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휘튼 부인이 지난 3일 다시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은 공유 3만1000건, 댓글 13만4000개 이상을 기록하는 등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휘튼 부인은 "(이 사진을 찍은 데는) 성적인 의도가 전혀 없다"며 "페이스북이 이런 종류의 사진을 올리는 것에 보다 관대해지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