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앨코재단의 모어 박사 "사후 인체 냉동보존, 부자들 전유물 아니라 곧 대중화 될 것"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Mar 1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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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인체 냉동 보존(cryonics)을 부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매일 카페에서 카푸치노를 사먹을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충분히 냉동보존할 수 있다."

사후 인체 냉동 보존 사업을 펼치는 앨코(Alcore) 생명연장재단 최고경영자(CEO)인 맥스 모어 박사는 최근 '라드 페스티벌'에서 이같이 말했다. 

'라드 페스티벌'(RAAD: Revolution Against Aging and Death)은 급진적 수명연장연맹(Coalition for Radical Life Extention)이 주최하고 수명연장재단(Life Extension Foundation)과 피플 언리미티드(People Unlimited)가 후원하는 '수명연장'을 주제로 한 행사다. 

이 행사에 초청연사로 참석한 모어 박사는 2011년부터 앨코 재단을 이끌면서 인체 냉동 보존 사업을 활발히 확장하고 있다. 1972년 아리조나주에 설립된 앨코 재단은 1980년에만 해도 불과 10명의 회원으로 운영됐지만, 현재 회원수는 1100명이 넘는다. '페이팔'의 공동 설립자인 피터 틸, 세계적인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도 이곳의 회원이다.

앨코 재단은 법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이의 시신이 냉동보존될 수 있도록 체액을 부동액으로 대체하는 등의 시술을 한 후 영하 196도로 급속냉동시켜 질소 탱크에 보존한다. 이같은 방법으로 냉동된 시신 또는 뇌는 147개에 달한다. 회원 대부분은 미국인이지만 캐나다, 영국, 중국, 태국 등 다른 국가에도 몇몇 있다. 아직 한국인 회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앨코 회원으로 가입하면 혈압, 심장박동 등을 측정해 몸 상태를 점검하는 팔찌를 지급받는다. 앨코는 이 팔찌를 이용해 회원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한다. 위독하다고 판단되면 회원이 있는 곳으로 직원을 보낸다. 팔찌엔 GPS가 내장돼 환자가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않아도 앨코 직원이 찾아갈 수 있다. 의사가 사망 선고를 내리면 세포 보존을 위해 시신을 찬물에 넣고 약물 16종류를 투여한다. 이후 몸에서 혈액을 빼내고 신체 조직이 저온을 견딜 수 있도록 지켜주는 액체를 주입한다. 이 과정을 거친 뒤엔 시신을 아리조나주 스카츠데일 본사로 옮겨 온도를 영하 196도로 낮추고 냉동캡슐에 넣어 보관한다. 

냉동인간은 아직까진 생소한 개념이다. 그러나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해엔 70명 이상이 앨코에 새 회원으로 가입했다. 모어 CEO는 10~20년 후엔 냉동인간 서비스가 대중화될 거라 기대한다. 

모어 박사는 "인체 냉동 보존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죽은 뒤에도 삶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50년전 숨이 멈춘 순간 죽음을 판정받았을 사람들이 지금은 심폐소생술(CPR)로 살아나는 것처럼, 현재 의사가 죽었다고 판정한 사람들이 진짜 죽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모어 박사에 따르면 147명 중 절반은 자신의 몸 전체를 보존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자신의 뇌만 보존하고 있다. 몸 전체를 보존하는 데에는 20만달러, 뇌만 보존하는 데에는 8만달러가 드는데 생명보험의 수혜자를 앨코로 지정하면 비용은 현저히 낮아진다고 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뇌만 보존하기로 결정한 사람들이 많은데 모어 박사는 경제력과 상관없이 뇌만 보존하는 게 낫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몸은 DNA를 통해 복제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나의 인격이 담긴 뇌는 대체 불가능하다"면서 "복제로 인해 더 젊어진 몸에서 살 수 있으니 굳이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더 이뤄져야 하지만, 모어 박사는 이를 매우 낙관했다. 그는 "냉동 보존된 사람들이 깨어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이는 단순히 신념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방법을 쥐에 시도했을 때 뇌가 성공적으로 보존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냉동된 신체의 손상도에 따라 되살아나는 순서가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에 냉동된 인체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되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어 박사는 "시험관 아기 시술도 처음엔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젠 많은 사람들이 시술을 받는다. 아직은 냉동 보존 서비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머지않아 누구나 한 번쯤 인체 보존을 고려해보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인간이 달에 갈 수 없을 거라 믿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결국엔 해냈다. 앨코가 보유한 기술은 동물실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됐고 인간에게 적용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과학 기술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언젠간 냉동인간이 환생해 새로운 삶을 사는 날이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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