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앙숙' 매케인의 부인을 인권특사로 내정한 이유는?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Jul 0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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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과 식사를 한 것은 또 다른 매케인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매케인 위원장의 부인 신디 매케인(63)을 '국무부 인권특사'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아직 공식 발표가 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는 신디를 인신매매와 난민, 인도적 지원 문제를 담당하는 국무부 인권 특사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매케인 군사위원장은 같은 공화당이지만 정치적으론 앙숙이다. 

매케인 위원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해 "(닉슨 대통령을 하야시킨) 워터게이트급으로 커졌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에 대해 "3차 대전을 기다리는 사람"이라고 하기도 하고, 그가 베트남전에서 5년 반 동안 포로가 됐던 것을 비꼬며 "나는 포로가 되지 않은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매케인의 딸 메이건 매케인을 향해서도 트위터에 "화가 나고 매우 불쾌하다"고 했었다.

그런데도 트럼프가 신디를 인권특사로 내정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인 이방카의 강력한 추천 때문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방카가 주최한 인신매매 대책회의에 신디가 나왔고, 신디가 그동안 해온 인신매매 근절 및 난민 사업에 이방카가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신디는 남편 이름을 딴 '매케인 연구소' 등을 통해 동유럽·아프리카·중동지역의 여성 문제 및 인신매매 등을 고발해왔다. 

1990년대엔 '미국의료자원봉사팀'을 운영하면서 재난 지역, 전쟁 피해 지역 등에 의료지원팀을 보내는 활동도 했다.

트럼프는 이런 신디를 행정부에 끌어들이기 위해 정부 출범 직후부터 꾸준히 접촉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한다. 

백악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적으로 신디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고, 여러 자리를 제안했다"며 "최종적으로 국무부 인권특사에서 합의점을 찾았다"고 했다.

신디가 이처럼 인권 문제에 적극 나설 수 있는 것은 본인의 '재력'과 남편의 '후광'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신디는 미국 최대 주류 유통 회사 중 하나인 '헨슬리 컴퍼니'를 지난 2000년 상속받은 억만장자로 지금도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그가 주로 활동하는 '매케인 연구소'에는 남편 덕에 세계 각국으로부터 후원금이 들어온다.

지금의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을 만든 것은 사실상 신디다. 

매케인은 1980년 신디와 결혼 전까지 자신의 지역구인 아리조나와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단지 베트남전에서 5년 반 동안 모진 고문을 받고 포로 생활을 한 뒤 귀환한 유명 참전 용사일 뿐이었다. 

그랬던 그가 아리조나에서 출마할 수 있었던 것은 처가가 소유한 '헨슬리 컴퍼니'가 아리조나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고 신디 가족의 강력한 인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신디의 국무부 인권특사 내정이 트럼프 특유의 '부인 회유 전략'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의 부인인 일레인 차오는 트럼프 정부 들어 교통부 장관에 임명됐다. 

각종 TV 프로그램에 나와 트럼프를 대신해 설전을 벌이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부인은 최근 바티칸 대사로 결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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