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의원, 뇌종양 치료부작용으로 갈수록 건강 악화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Dec 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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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치료 부작용으로 병원에 재입원한 아리조나 출신의 존 매케인 연방상원의원(공화)의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14일 CNN이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CNN에 매케인 상원의원이 재입원하기 전부터 건강상태가 급격히 약해진 듯 보였고, 최근 회의에 참석해서는 이전처럼 목소리를 높여 말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항상 회의 때마다 큰 소리로 말을 하곤 했는데, 최근 들어선 전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매케인의 정신상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에너지 면에서는 정상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매케인 의원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CNN에 지난 13일 매케인 의원의 부인인 신디 여사와 대화를 나눴다면서 "부작용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또 "그가 다시 (의회로) 돌아와 오랫동안 (의정에) 계속 참여하게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CBS 방송은 13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월터 리드 육군병원에 입원했던 매케인 의원이 이날 병원을 떠나 아리조나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보도했다. 지역구에서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낼 예정으로, 감세안 표결에는 참여하지 못할 것이라며 "워싱턴DC에 언제 복귀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입원 중인 매케인 의원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에게 전화를 걸어 매케인 의원의 상태를 물어본 뒤 쾌유를 기원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 힐 등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지난 7월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고 혈전 제거 수술을 받은 뒤 투병해온 매케인 의원은 치료 부작용을 겪고 있다. 지난달에는 치료 부작용으로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찢어져 목발 신세를 지기도 했다.

매케인 의원은 뇌종양 수술 후 일주일 만에 이마에 수술자국이 선명한 얼굴로 의회에 나타나 오바마케어(ACA) 폐지 논의를 위한 토론 개시를 끌어내 박수갈채를 받았으나, 정작 폐지에는 반대표를 던지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가시 같은 존재였다고 ABC 방송은 보도했다.

올해로 81세인 매케인은 1967년 베트남 군에 붙잡혀 5년 반 동안 전쟁포로가 됐다가 1973년 파리평화조약이 체결된 후에야 귀국한 전력을 가진 '전쟁영웅'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해군에서 제독을 지내 미 해군 사상 최초의 사성장군 부자 기록을 세웠으며, 매케인 본인도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항공모함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1981년에 해군에서 퇴역한 후 이듬해 1982년 아리조나 제1선거구의 연방하원의원으로 당선되었으며 두 번의 임기를 지냈다. 1986년에는 아리조나주의 연방상원의원이 되었으며 1992년, 1998년과 2004년의 선거에서 승리했다. 2008년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다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에 패했다. 매케인은 정치적으로는 보수주의적 성향의 소유자이지만 공화당의 주류와는 다른 견해를 가져 '이단아' '별종'으로 불리기도 한다. 1994년 민주당 소속의 존 케리 상원의원과 손잡고 미국과 베트남 간의 관계정상화를 골자로 한 결의안을 의회서 통과시켜 이듬해 양국 간 외교관계 회복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현재는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이다.

한편 뇌종양으로 아들을 잃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같은 병을 앓는 존 매케인 의원의 딸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장면이 아침 방송을 통해 공개돼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바이든은 최근 출간된 자신의 회고록 '아버지 약속해주세요 : 목적과 고난, 희망의 1년'(Promise Me, Dad: A Year of Hope, Hardship and Purpose)를 소개하기 위해 이날 ABC 방송의 '더뷰'(The View)에 출연했다.

지난 2015년 아들 보가 세상을 떠나기 전후의 개인사를 담은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미국의 비문학 분야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공교롭게 바이든이 출연한 이 방송 프로그램의 공동 진행자는 최근 뇌종양 투병 사실을 밝힌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딸 메건이다.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의 거물로 2008년 대선에 출마해 경쟁하기도 했던 바이든과 매케인은 당적에 상관없이 가족끼리도 교류하며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메건도 방송에서 "거의 매일 보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건은 바이든과 책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듣기로는 이런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며 견뎌내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하더라. 당신과 당신 가족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극을 겪었는데 나뿐만이 아닌 모든 암 환자 가족을 위해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심적 괴로움으로 회고록을 끝까지 읽을 수 없었다는 메건은 질문하는 중간 목이 메는 모습을 보이다 끝내 눈물을 쏟았다.

이에 바이든은 방송 중 다른 진행자와 자리를 바꿔 메건 옆자리로 옮긴 뒤 손을 잡고 "보에게 용기를 준 이가 있다면 너희 아버지 존이다. 어릴 때를 기억하는지 모르겠다만 너희 아버지가 내 아들을 돌봐주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가 곧 매케인 상원의원과 친구가 됐다며 "보가 아플 때 자신의 병이 아닌 너희 아버지의 용기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뇌종양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며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바이든은 "현재도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으며 당장 내일 (성과가) 나올 수도 있다. 희망이 있고, 네가 희망을 품어야 한다"며 시청자들을 향해서도 "맹세하건대 우리는 이 빌어먹을 질병을 이겨낼 것이며 우리는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케인은 방송 이후 트위터에 "우리 가족에게 힘의 근원이자 예시가 되어준 바이든과 바이든 가족에게 감사하다"는 글을 올려 딸을 위로해준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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