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개최된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서 여자 부문 2위 수상자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사라 셀러(26).
전문 마라토너가 아닌 일반인 참가자로 2시간 44분 4초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데시리 린든으로 올림픽 마라톤에 2번이나 참가한 베테랑 선수다.
반면, 사라 셀러는 아리조나주 투산에 거주하는 평범한 일반인으로 직업은 배너 헬스 병원 마취과 간호사다.
더군다나 이번 레이스는 그녀의 생애 단 두번째 마라톤 풀코스 완주였다.
셀러는 유타주 출신으로 웨버스테이트대 재학 중 트랙과 필드에서 유망주란 평가를 들었지만 부상 탓에 은퇴해 프로 마라토너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얼굴이었다.
남동생이 참가한다고 하자 덩달아 참가비 185달러를 내고 급히 등록했는데 400배를 웃도는 상금 7만5000달러를 챙기게 됐다.
스폰서도, 에이전트도 없는 데다 정규직 간호사니 훈련을 하기 위해선 일찍 일어나는 수밖에 없었다.
새벽 4시부터 훈련을 하고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해 배너 헬스센터의 마취과 근무 교대를 반복해왔다.
경기 뒤 그녀는 "전날 선수 집합 때 보니 15위 안에만 들면 대박이라고 생각했다"며 "사람들이 정말 놀라는 모습에 나도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초보자'답게 결승선을 지나친 뒤 심판들에게 "나 몇 등 한 거예요"라고 물었단다.
이번 대회는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부는 등 날씨가 사나워 이변이 많았다.
여자부 선두를 내내 달리던 마미투 다스카(에티오피아)도 결승선을 얼마 남기지 않고 기권했다.
셀러스는 "세탁기 안에서 뛰는 것 같았다. 비와 바람이 레이스 내내 달려들었다"며 "대회 전에는 언덕배기 때문에 걱정했는데 그곳에 이를 때마다 바람과 싸우느라 문제가 되지도 않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녀는 지난해 9월 이전까지 42.195km 거리를 한 번도 뛰어본 적이 없는 마라톤 초보였다. 때문에 훈련의 운동 난이도가 높진 않았다.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간 하루 2번씩 5~10km 거리만을 뛰었다.
전문 마라토너와 달리 총거리가 160km를 넘지도 않았다.
대신 대회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그리고 참가한 첫 번째 마라톤 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준우승 직후 그녀는 "완주가 목표였을 뿐, 2위를 차지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며 "결과가 믿기지 않는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함께 뛴 선수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고 밝힌 그녀는 "과거에 다른 이들이 뛰는 걸 보면 위축되곤 했는데 모두가 그렇게 즐거워하고 축하를 보내는 것은 멋진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또 상금으로는 치과 진료와 남편의 대학 등록금 빚을 갚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회 다음날 아리조나로 돌아간다고 한 셀러스는 프로 전향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음부터 터뜨렸다.
"물론 분명히 다른 대회에도 나갈 것이다. 레이스 전에는 늘 그것 이상은 생각하지 않으려 할 것 같다. 계속 대회에 나가 뛸 것이다. 내가 좋아하니까."
한편 대회에서 남자 부문 우승자는 일본의 가와우치 유키(31) 선수 2시간 15분 58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가와우치 유키 역시 전문 마라토너가 아닌 아마추어 출신으로 대회 우승을 거머 줘 이변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