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뒷뜰에 앉아 -이은숙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May 2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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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사르르 가지마다 꽃불을 놓고
희롱하는 사월의 끝마무리에서
어느새 힘찬 찬바람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려고
초여름을 재촉하는 것인가
 
앞집 지붕의 기왓장 위에
아름답게 자리잡고 앉은
 쌍의 우는 비둘기 웃음소리!
 
함께 했던 벗을 부르는 메아리는
누구를 하염없이 부르는 외침인가
 
뒷뜰의 어린 뽕나무의 가냘픈 가지가지마다,
잎새마다 새겨지고 있는 것은
아득한 그리움으로 나의 가슴을 하얗게 부셔내고 있구나
 
잊어야  머나먼 그리움을
너의 잎과 가지가 피어나고 싹티우는 모습에
 
바람이 휘몰아치는 가지가지 사이에
맺어진 그리움의 모습이 아련히 피어나기에
살레! 살레! 고개짓하는 모습
그래도 그리움인  어떻게 
 
황홀한  생각이 함빡 머금고 있는 모습에
짓궂은 바람이 한껏 흙을 쳐내면서
 
햇빛 쌓인 뒤뜰은 다시 허물을 내치고
따뜻따뜻한 초여름의 기운을
 가슴에 한껏 품어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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