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인디안 마을 -최혜령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Dec 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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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안 마을로 가는 길목엔 노란 꽃들이 처연하다

아무도 모르게 고개 숙이고 침묵하다

 뜨면  

묻어 두었던 얼굴을 하늘로 향한다

 

청나라에서는 노란색을 왕의 색이라고 했던가

 땅에서 왕의 지위를 누리던 영광을 침략자에게 빼앗기

그들은 떠나야 했다

그들 땅에서 나가야 했다

보호구역 안에서만 살아야 했다

 

나처럼 엉덩이에 푸른 반점이 있다고  야앗 엣헤이~라며 반기던

그들은 영혼을 노란 꽃향기에 묻어두고

춤을 춘다

노래한다

 

와리와리 응케 이가치가

와리와리 응케 이가치가

 

흙먼지 쌓인 노래가 절규로 들림은 어쩐 일일까

 

어둔 가슴 속에서 숨어 울던 달은

노랗게 익은  하늘 한가운데로 떠올랐다

영혼을 자연에  맡긴 무심한 얼굴에 달빛 한자락 떨어진다

 

몽고점이 같은 우리는 오래전부터 친구였다

친구란  슬픔을 등에 짊어지고 함께 가는 자라고 말했

남몰래 숨겨둔 그들의 아픔을  벌려 안고

세상살이가 삭막해 문득 억울한 생각이 들면

노란 꽃들이 달빛에 너울대는 인디안 마을로 친구를 찾아가리라

가서….

함께 노래하리라

함께 춤을 추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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