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보내렵니다 -이윤신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Dec 22, 20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newcalendar.jpg



지나는  해의 달력에 

 지문을 찍으며 보내렵니다


달력을 보며 손가락으로 가리켜

그날그날  맞추며 

오늘의 약속들을 

마음속에 새겨놓은 지문들을 

고이 접어 하늘에 띄웁니다


친척 대소사는 

검정 사인펜으로 점찍고

아들딸 낭군님 생일은 

빨강 볼펜으로 동그랗게 그려놓고 

친구들의 모임은 

삼각형 파란색으로 도장 찍지요 


일월 이월 삼사 오월 춘삼월이라 

  입고  꽃놀이 그려보고


유월 칠팔월은 아이들 핑계 삼아 

물놀이 들놀이 부추기고 


 시월 단풍놀이 

친구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에 마냥 즐겁고 


십일 십이월은 

 해가  지나간다는 아쉬움 핑계 삼아 

 친구  친구 불러내어   걸치며 

 해의 무용담으로 시끌벅적 떠들썩합니다


내일이라 말하는 하늘과 태양은 

오늘 이렇게 떠오르며 

    열두 달을 보내렵니다


보낸다고 보내어지는 날들은 없겠지요

나날이  그대의  속에서 

나를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요

기억하고 있는  

우린  만나고 있지요


Articles

6 7 8 9 10 11 12 13 1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