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민호 할머니 -박 찬희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Feb 0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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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가을  산마루 눈빛이

민호 할머니네 담장을 기웃댄다

 

서너평 텃밭에

올망 졸망 새끼 키우듯 바지락 대던

손길로 키운

배추며  무우들과 나눈 

푸른 독백만 무성하다

 

마음놓고 사는일이.아득하다며

  숨결로 지탱하던 

주름진  넋두리도

새벽 안개 속으로 

홀연히   감추셨다

 

이끼   담벼락 마른  풀입 사이 사이 

노란 호박꽃   곁에 

고추 잠자리  날개짓 요란하다

 

산다는것이

이렇게  잠자리 한마리  흔들리는

바람으로  서성거리며

그리움 안고  살아가는 일인지 모른다

 

햇살 가벼이 내리는 마당 한켠

호박꽃 노란 미소 가득하다

 

민호  할머니  웃음이다 

호박꽃  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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