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티피* -최혜령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Mar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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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기둥 서너 개를 물소 가죽으로 덮어 만든

티피 안에서는

흙모래 바닥에 양탄자 한 장 깔아 놓아

겨우 삶을 지탱한다

 

어머니가 장작불 지펴 습관으로 빵을 굽고

소금을 넣어 양고기 국을 끓일 때

할머니가 직조하는 씨실은 날실 위를 지나면서

슬픈 역사를 차곡차곡 여미지만

아직도 삶이 속절없이 나뒹구는 보호구역 안

 

하늘로 향한 원추형 좁은 틈새로

연기보다 앞서 나가

티피를 맴돌던 푸른 영혼은

해 질 무렵에서야

아이들의 등에 업혀 억지로 들어온다

 

*티피(Tepee)..  아메리카 인디언이 사용한 거주용 텐트이다. 원추형으로 배열한 장소 위에 물소 가죽을 덮어 만든다. 텐트는 바닥에 나무 말뚝을 박아 고정하며, 정면에 나무핀으로 닫아둔 틈이 출입문 구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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