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낯가림을 버리다 -박찬희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May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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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기침 사이로

  영혼의 낯가림이  빠져 나간다 

주변머리 없이 살아온  

낯선  이방인의 땅에서 

물음표로  살았다 

 

낯가림만  키웠고 주춤거리는 사이

세월은 비탈진 언덕처럼 휘어져

가슴에 무늬만 만들었다

 

푸른 잎처럼 반짝였던 무늬 

조각난 무늬

속울음  무늬

연초록 꿈의 무늬로 채워진 

 안의 나를 

 순간 마른 기침으로 토해낸다

 

그래

산다는 것은 

한번쯤 나를 토해 내는 것이다

빗장을 열고 숨을 쉬는 일이다

 

 마당 한켠  고양이 

슬그머니 햇살 안고 묵상 중이다 

낯가림을 버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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