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자율주행차의 템피 사망사고, 비상브레이크 시스템 꺼져 있었다

 

 

지난 3월 아리조나주 템피에서 발생한 우버 자율주행차의 보행자 사망사고는 비상브레이크 시스템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개발자들이 자율주행 시험을 위해 비상브레이크 기능을 꺼놓으면서 사고 발생을 막지 못했다.

지난달 24일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예비조사 보고서에서 사고 차량에 탑재된 자율주행 센서가 사고 발생 약 6초 전 보행자를 인지했으나 비상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아 충돌을 막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 수동으로라도 브레이크를 밟도록 요청했어야 하나 경고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NTSB의 설명이다.

이 사고는 지난 3월 템피 시내를 자율주행으로 달리던 2017년식 볼보 XC-90 우버 차량이 길을 건너던 여성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다. 

이는 자율주행차에 의한 최초의 보행자 사망사고였으며 우버는 이후 모든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중단했다.

NTSB는 "우버 개발자들이 차량의 잠재적인 오작동을 줄이기 위해 볼보의 비상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도록 조정해 놓았다"며 "비상브레이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됐으면 약 1.3초 전에 충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당시 우버 차량에 설치된 자율주행 센서의 인지 능력도 정확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발생 약 6초 전 보행자를 '알 수 없는 대상'으로 처음 인식했고 그 다음은 차량, 마지막으로는 자전거로 인식했다.

사고를 당한 보행자는 당시 어두운 색의 옷을 입고 조명이 좋지 않은 차도에서 측면 반사경이 없는 자전거를 끌고 가고 있었다. 

또 보행자는 사망 후 시행된 약물 조사에서 마리화나와 각성제(메탐페타민)에 대해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NTBS 보고서와 관련해 우버 측은 "자율주행차량 프로그램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 점검을 시작했다"며 "우리는 우버 시스템의 안전에서부터 차량 운전자를 위한 교육 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들은 "이번 보고서는 미국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차 운행을 허용하려는 법안 통과를 지연시키는 데 동기를 부여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우버는 아리조나주에서 자율주행차량 운행을 종료했다. 

이번 결정으로 아리조나 지역의 300명 시범운행 운전자가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아리조나는 주 차원에서 공공도로 내 우버의 자율주행차량 운행을 공식적으로 무기한 중단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