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함께 후렌치 후라이를!!!

by admin posted Jun 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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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슬픈 추억이 떠오릅니다. 

참 가난했던 시절 60년대 70년대는 다들 비슷했습니다. 

쌀이 없어서 도시락을 싸갈 수 없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제대로 된 도시락을 싸갈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도시락을 가끔 싸 갔는데, 겨우 쌀이 생겨 밥은 쌌지만 반찬이 변변치 못해 보통 김치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두 세 가지 반찬을 싸왔고, 넉넉한 아이들은 계란 후라이 같은 것을 밥 위에 얹기도 했습니다. 

별도로 김을 싸오는 아이는 그날 모든 아이들에게 인기 최고였습니다.

가까이 앉은 아이들끼리 모여서 먹는데, 저는 끼워주지 않았습니다. 

끼워주지 않았다기 보다 분위기 자체가 저 스스로 끼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싸온 반찬들을 서로 바꾸어 먹는데, 저는 그저 김치, 그것도 오래된 맛없는 김치 하나뿐이다 보니 같이 앉을 용기가 나지를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상처가 너무 커서 40년도 훨씬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저와 제 짝, 그리고 앞에 앉은 애들 둘, 그렇게 넷이서 먹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내 반찬을 먹지 않는 것입니다. 

넷이 앉았는데, 셋만 얘기하고 셋만 반찬을 나누어 먹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어린 마음에 큰 상처였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도시락을 절대 싸가지 않았습니다. 

밥이 있어도, (그때는 밥이 있는 날이 드물었고 보통은 아침부터 밀가루 수제비를 먹는 날이 많았습니다), 싸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싸갔어도 먹지 않고 그냥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점심시간이면 운동장 한 쪽에 나와 노는 척하며 배고픔과 외로움을 달랬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그나마 올곧게 클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하나님 은혜입니다.) 

도시락 못 싸오는 아이들 몇 명이 같이 놀던 슬픈 점심 시간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친구들로부터 당한 업신여김, 외로움, 상처입니다.

한 설문 조사에서 미국 남성의 90%가 진정한 친구가 없어서 아쉽다고 대답했습니다. 

여성들에게 외로움의 감정이 흔한 것 같지만 이 설문 조사에 의하면 실제론 남자가 더하다는 얘깁니다. 

남자들 세계에서 설문 조사를 무기명으로 하면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하지만, 이름을 적어내라고 하면 외로움을 느낄 때는 별로 없고 독립심과 자부심이 강하다고 응답한답니다. 

남자들에게 외롭다는 감정은 곧 자신의 실패 무능을 뜻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테레사 수녀는 외로움을 '현대사회의 문둥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둥병을 남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특히 남자들 세계에서 감추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것입니다. 

장바니에는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이라는 깊은 상처를 안고 있다. 우리는 과도한 활동이나 텔레비전 시청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이 무서운 외로움에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린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알버트 슈바이처는 "우리는 늘 같이 있지만 외로움으로 죽어간다"고 말했습니다.

1965년부터 9년 동안 캘리포니아의 Alameda 카운티에 사는 60세에서 94세에 해당하는 사람 6928명을 대상으로 수명에 미치는 생활 습관들을 조사했습니다. 

하버드 사회학 교수들에 의해 이루어진 프로젝트로,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들로는, 우리가 흔히 아는 흡연, 음주, 비만, 독신 남성, 적은 여가 활동, 운동 부족, 아침 거르기, 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결과가, 그런 모든 나쁜 습관들을 갖고 있다 해도 강한 사회적 유대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이 좋은 습관을 가졌지만 외로움 가운데 힘들게 사는 사람보다 훨씬 오래, 거의 3배 가까이 오래 사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외로이 브로콜리를 먹는 것보다 함께 후렌치 후라이를 먹는 것이 더 오래 산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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