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마다 다른 학업능력 -오수경 진학 카운셀러

by admin posted Jun 1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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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인 커뮤니티의 학부모님들은 아이들 학업에 관심있는 분들이 많다보니 초등학교 때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는 편에 속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수준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은 "공부를 지속적으로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질문하시곤 합니다. 

제가 다른 칼럼을 통해 여러 차례 강조해 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호기심 많은 어린 시절에 들인 좋은 학습 습관을 끝까지 잘 유지하도록 부모가 곁에서 잘 관찰하면서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막연한 관심이나 지나친 간섭이 아닌 '관찰' 입니다. 지나쳐도 안되고 모자라도 안됩니다. 이를 제 방식대로 풀어서 말씀드리자면 학습에 관한 적당한 룰이 지켜져야 하는데 부모가 양보할 수 없는 부분과 함께 논의해서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인식시키는 것입니다. 쉬운 예로 다음주에 시험이 있다면 이번 주말은 외출 하지않고 시험공부를 한다는 것 쯤은 자녀가 이미 은연중에 규칙처럼 알고 있어서 처음부터 이에 반하는 계획을 세우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서로간에 상식처럼 통한다면 이 아이는 다소 성적이 떨어진다고 해도 얼마든지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부모님들 중에 한가지 이상한 느낌이 드는 분들이 계실지 모릅니다. 어려서부터 학습 습관을 잘 들이는데 "다소 성적이 떨어진다"는게 무슨 말인가 생각하실지 모릅니다. 물론 공립학교 교육은 평균적인 아이들을 기준으로 고안되었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면 대체로 잘할 수 있습니다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습니다. 바로 "평균적"이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내 자식이 모두 똑똑하기를 원하지만 아이들의 재능은 제각각입니다. 그 중에는 학업능력 면에서 평균에 속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학습에 별다른 변화나 게으름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커리큘럼의 난이도가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때문에 아이들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업에 투자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성적은 떨어집니다.

이럴 때 우리 부모들의 반응과 대책은 아이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같은 뱃속에서 나온 형제간이라도 이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자녀 양육면에서 부모님들이 실수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보기 보다는 가족의 일원으로만 보는 것입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바라볼 때 이 아이는 내 첫아이거나 둘째 아이, 또는 막내 등으로 구분됩니다. 즉 내 자식들 중 서열대로 인식하기 때문에 각자가 가진 능력을 관찰하고 이에 맞는 방식을 적용하기 보다는 큰 아이들을 키워온 노하우나 경험에 의지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도 아이를 키우는데 매우 중요한 것들이지만 저는 아이들 각자의 재능과 능력을 개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이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아이의 능력을 바탕으로 부모의 대응도 달라져야 하는데 여기서 우리는 또한번 '관찰'의 중요성을 발견합니다. 아이 각자가 객관적으로 어디에 속하는지를 알려면 지속적인 관찰은 필수요건입니다. 

 

성적관리도 이러한 관찰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이가 A 학생으로 늘 96~98점을 맞아왔다면 똑같이 A를 맞더라도 91점을 맞았을 때 뭐가 달라졌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같은 A라고 문제가 없다고 봐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이런 경우는 아이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다시 평소 맞던 점수대로 올릴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부모의 push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B 학생이었는데 91점을 맞았다면 이때는 푸쉬가 아니라 칭찬과 격려면 족합니다. 섣부른 푸쉬는 금물입니다. 또 90점 이상 받았을 때 뭔가를 해주기로 약속했다면 이를 반드시 지켜야합니다. 거기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상품을 더 큰 것으로 바꾼 후 95점을 맞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상호간에 신뢰를 무너뜨리는 지름길 입니다. 일단 약속을 지켜서 아이로 하여금 성취감을 느끼게 한 후 아이가 계속 비슷한 점수를 맞아온다면 그때부터 또다른 단계로의 발전을 고려해야 합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우리는 아이의 올바른 학습습관이 유지되도록 곁에서 지켜보고 푸쉬가 필요할 때는 푸쉬를, 칭찬이 필요할 때는 칭찬을 그때그때 적절하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제공해야 합니다. 부모가 직접 아이들 학습을 도울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여기서 '사교육'이 등장하게 됩니다. 지나친 사교육은 가정 뿐만 아니라 사회의 병폐가 될 수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제때 도움을 주는 '적절한 사교육'은 부모님들이 잘 선택, 이용함으로써 학생에게 성취감을 느끼게 하고 학업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아이들 중에는 분명히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없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가 모든 아이에게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옆집 아이가 혼자 공부해서 UCLA에 합격했다고 해서 내 아이도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전제해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아이에 따라서는 머리는 괜찮은데 학습 습관이 좋지않거나 시험 전략에 서툰 경우가 있고 또 부모님들 중에는 아이 혼자 공부하면 2시간 걸릴 분량을 교사의 도움을 받아 1시간으로 줄이면 나머지 1시간을 다른데 활용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사교육을 이용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어떤 경우든 내 아이에 대한 객관적 관찰을 기반으로 현명하게 판단하시면 아이를 돕는 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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