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나바호 부족의 마을 -최혜령

by admin posted Jun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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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황야에 바람이 세차

 

마른 풀더미를 감아올리고

가난한 창틈 새로 모래가 서걱인다

 

마당 언저리에 문명과는 동떨어진 뒷간이

엉거주춤 바람을 마주한 

지독한 냄새를 풀풀 날리고 있다

 

젊은이들은 부족 마을을 떠나고

지팡이에 의지한 늙수그레한 사람들만

노을로 물들어 간다

 

희망이 비껴간 주름진 가슴앓이는

육체를 갉아 먹어

 몸뚱이가  아프다고 절룩인다

 

나바호 마을로 선교  오신  목사님은

수십 개의 침을 꽂으며 기도하시고

사모님은 아픈 혈을 주무르신다

 

거센 바람이 창문을 연신 두드려도

어둡고 가난한 삶의 두께는

표정을 가늠할  없는 모습으로 굳었다

 

나바호 말을 떠듬거리는 아이들 몇이

침략자의 언어로 재잘대며

까르륵 웃는 소리가 바람에 날린다

 

 

 나바호 마을 교회로 선교 가서…3/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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