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이민 무관용 정책에 따라서 아리조나주 피닉스시 법원에서는 6일 요한이란 이름의 온두라스 출신 1살짜리 아기가 재판을 받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초록색 베이비복차림에 우유병을 물고 있던 아기는 한 시간 동안이나 순번을 기다리면서 땅에 떨어지면 빛이 나는 작은 공을 가지고 놀다가 때때로 "물, 물"하며 물을 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 아기가 재판을 받을 순서가 되자 피닉스 이민재판의 판사는 불법이민 피고를 향해 재판 절차를 알고 있느냐는 인정심문의 절차를 앞두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존 리차드슨 판사는 피고 측 변호사에게 "1살짜리 아기가 이민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것을 아기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뭐라고 물어야 할 지 정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 아기는 트럼프 정부의 무관용 원칙에 따라 국경에서 체포된 부모들로부터 강제로 분리되어 수용된 어린이들 수백명 중의 한 명으로, 부모와 재회하기 위해서는 재판을 거쳐야만 한다.
이 아이들의 울음 소리와 참상이 몇 주일째 언론 뉴스를 차지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트럼프 정부는 강제 격리를 취소했지만 법률상 가족의 재결합까지는 재판을 거쳐야만 한다.
비판자들은 미국의 이민법과 재판 제도가 기저귀를 찬 젖먹이까지도 부모와 떨어진 채 판사 앞에 세워져 국외 추방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재판에서 온두라스 출신의 이 아기는 한 시간이나 대기한 뒤 재판을 받았지만 국경에서 아이와 강제 분리된 아빠는 이미 추방되어 온두라스에 가 있다고 변호사는 말했다. 그는 아들을 데리고 귀국할 수 있다는 잘못된 가정하에 추방령이 내려진 것이라고 변호사는 항의했다.
재판을 받는 동안 이 아기는 정장차림 요구에 따라 구두를 신었지만 곧 벗어버리고 양말을 신은 채 재판을 받았다.
인정신문 동안에는 비교적 얌전했지만 얼마 뒤에는 신경질적으로 울기 시작해 다른 보모가 기저귀 가방을 들고 와서 아기를 인계받았다.
리차드슨 판사는 아리조나 아동보호소에 남겨진 이 아기의 경우를 보더라도 법원이 유아들을 부모와 다시 만나게 하라고 명령한 시한은 너무도 비현실적으로 짧다고 지적했다.
샌디에이고 연방 지법원은 17일까지는 5세 이하 아이들을 부모에게 돌려주고 26일까지는 모든 어린이들을 돌려줘야 한다고 명령했었다.
이 같은 혼선은 이민국이 이민단속 및 추방작전을 계속하고 있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날 요한 아기는 자발적인 귀국을 허용한다는 판결이 내려져 정부가 아기를 온두라스까지 비행기에 태워다가 부모와 다시 만나게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