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우 사역 본격 시동 건 템피장로교회 '러빙 미니스터리' 정희성 목사

by admin posted Jul 2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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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피장로교회(양성일 목사)가 지난해부터 교회 내에서 시작한 '발달장애우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인 'Loving Ministry'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책임을 맡고 있는 정희성 목사를 만나 이 특별한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녕하십니까? 우선 '러빙 미니스터리'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부터 부탁드립니다.

네. 저희 템피장로교회에서 작년부터 발달장애우 아동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시작된 사역입니다. 제가 가진 자료에 따르면 아리조나 마리코파 카운티 내에만 발달장애우 숫자가 4만 명 가량에 이르고 그 중 20%가 아시안계 장애우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들어 의료기술의 발달로 신체가 불편한 지체장애우들의 숫자는 줄어드는 반면에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거나 자폐와 같은 발달장애우 숫자는 오히려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회성 결여 등의 문제를 지닌 발달장애우들 가운데 특히 한인 발달장애우 아동, 청소년들은 이 지역에서도 그 숫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여러 가지 제약과 편견 때문에 집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발달장애우 자녀를 둔 한인 부모님들 일부는 챈들러에 위치한 코너스톤 미국교회에 나가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만 언어, 문화적 차이 그리고 대기자도 많고 심사도 까다로운 등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저희 템피장로교회에서는 한인 발달장애우 아동, 청소년들 누구나가 편히 올 수 있도록 하는 사역을 시작했고 1년 가량 체계를 잡는 과정을 거쳐 오는 8월부터는 이 사실을 대외적으로도 널리 알려고 본격적인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사역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현재 저희 사역 프로그램에는 6명의 발달장애우 아동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 ASU 특수교육과에 재학 중인 EM 청년 5명과 사모님이 함께 봉사를 하고 계십니다. 기본적으로 일요일 교회에 오게 되면 예배를 드리고 전문가들이 지도하는 바이블 스터디와 뮤직/스피치/피지컬 테라피가 실시되는 애프터 프로그램 이후 상호소통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기르기 위해 교회 유스그룹 청소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자리도 마련됩니다. 별도의 등록절차는 없지만 미국의 법에 따라 장애우 아동들의 건강상태 등을 확인 후 바로 프로그램 가입이 가능합니다.

 

지난 1년 동안 교회 내부에서 사역이 진행됐는데 장애우들의 변화가 있었는지요?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그렇게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습니다. 발달장애우 아동,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을 결심한 후 엘에이나 한국을 방문해서 유사한 프로그램을 둘러봤지만 그 곳의 전문가들도 하시는 말씀이 5~6년은 꾸준히 공을 들여야 변화가 느껴진다고 하시더군요. 인내심을 가지고 진행해야 하는 사역이라는 것이죠. 당장의 변화보다는 발달장애우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사회성을 기르는 토양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더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교회의 기본목적인 복음의 대상이기도 하고 성경에서 중요하게 가르치고 있는 약자에 대한 배려와 상생에 가장 부합하는 사역이라는 점 또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 지역 한인교회는 여건상 이런 부분엔 신경을 쓰지 못했죠. 오랫동안 해온 선교 쪽은 많은 한인교회들이 나름의 노하우도 가지고 있고 잘해오고 있지만 이젠 우리 주위로도 눈을 돌려 커뮤니티가 안고 있는 짐을 함께 나눠야 할 때라고 봅니다. 이러한 종류의 사역은 장애우와 그 가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사랑의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성도 개개인이 이웃사랑에 대한 실제적 자각과 실천을 통해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 가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대도시 지역 한인교회들 경우 발달장애우 사역의 사정은 어떻습니까?

엘에이나 시카고 등 큰 도시에 있는 대형 한인교회들의 경우 비교적 이런 사역 시스템이 잘 구비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된 밀알 시스템을 도입한 곳도 많구요. 하지만 대도시 이외 여타 도시들에선 이런 사역은 전무한 실정이고 대도시에 자리한 교회들이라도 규모가 적으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문관리인력이 많이 요구되고 여러 제반사정이 갖춰져야 하는 특성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저희 교회 역시 처음 시작 당시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었습니다.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니까 그런 목소리가 있는 것은 당연했죠. 그러나 그런 우려는 인식의 문제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가본 엘에이의 한 교회는 전체 성도수가 70여명 남짓인데 30여명의 발달장애우들을 케어하고 있었습니다. 그 교회는 발달장애우 사역에 모든 포커스를 두고 있어 가능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인식에 변화를 가지면 쉽지 않은 여건임에도 전혀 할 수 없는 사역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또한 이 지역에서는 한인성도수가 많은 편인 저희 교회는 그나마 다른 교회들 보다는 사정이 나아 아리조나에서 가장 먼저 이런 종류의 사역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필요하고 좋은 사역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려운 사역으로도 생각됩니다.

네, 그렇죠. 주위에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회나 공동체로 나오지 못하는 발달장애우 아동,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그 아이들과 부모들이 갈 곳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특히 그 부모님들은 영육의 쉼을 가지지 못하고 혼자 무거운 짐을 지고 계시죠. 교회와 커뮤니티가 함께 이런 분들에게 도움을 줘야 합니다. 처음엔 낯설기도 하고 접근하는 것도 어렵다고 느껴지지만 일단 장애우들을 위한 사역을 시작하면 봉사자들은 힘듦 속에서도 진정한 기쁨을 느끼는 모습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조건 없이 주고 보상에 대한 기대가 없으니 장애우 아이들이 조금만 좋아하고 다가와 줘도 오히려 봉사자들이 더 큰 마음 속 기쁨을 누리는 것입니다. 이 사역은 장애우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것이지만 실제론 그 아이들 부모를 위한 사역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진행하는 사역에 관심을 보이시긴 하지만 실상 아이들을 데리고 와 참여를 하지는 않고 망설이시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그건 저희 시스템에 대한 신뢰의 불확실성 때문일 겁니다. 장애우를 둔 부모님들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기억이 적지 않아 또 상처를 받지 않을까 늘 경계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봉사자들이나 교회 성도님들이 조심에 또 조심을 한다고 해도 본의 아니게 마음에 상처를 줄 경우도 있을 수 있어 항상 주의하지만 그런 일이 완전히 없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장애우 아이들은 데려다 놓으면 잘 놀지만 오히려 그 부모님들이 마음이 상하면 교회에 나타나지 않으시기 때문에 이 사역은 오히려 장애우 아동을 둔 부모님을 위한 것이라는 게 그런 의미입니다. 이런 사역을 오래 하신 선배님들께 물어보니 신뢰를 가지다가도 감정이 상하기도 하는 패턴이 계속해서 반복되다 어느 시점에 더 큰 신뢰가 쌓이게 되면 장애우 부모님들은 아이를 온전히 교회에 맡기고 자유함을 누린다고 합니다. 그러다 한 1~2년이 지나면 마음에 빚이 있으니 다시 교회로 돌아와 봉사자가 되고 그 때부터는 정말 헌신적인 봉사자로서 일을 하는데 바로 그 때가 사역이 제대로 자리잡는 것이라고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앞으로 이 사역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길 원하십니까?

일단 인원이 10~15명 가량 돼 지금보다 조금 더 자리를 잡으면 토요일에 운영되는 '사랑의 프로그램'과 같은 것을 별도로 진행할려고 합니다. 이런 아웃리치 프로그램이 더 성장하면 비영리단체 등록 수순을 밟는 게 맞지 않을까 보구요. 정부나 많은 분들의 지원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비영리단체니까요. 현재 밀알 시스템 쪽에 계시는 분들은 미 중남부에 핵심지역이 필요하다고 보고 기도를 하고 계시는데 저희 쪽 사역이 활성화되면 피닉스가 그 거점도시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토요일 '사랑의 프로그램'이 정착되면 훈련된 봉사자들을 파견해 지원하는 가운데 이 사역에 동참하는 교회를 확대시켜 가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5월엔 저희 교회에서 장애우들을 위한 자그마한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저희 사역을 알리고 보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동참을 환기시키기 위한 이벤트였습니다. 앞으로도 사역 홍보를 위한 이런 종류의 이벤트를 조금 더 많이 가져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이러한 미래 청사진의 달성 여부는 저희가 장애우 부모님들께 얼마나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느냐는 것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과 청소년을 두신 부모님들은 이런 사역과 프로그램에 대해 절대적인 필요성을 느끼고 계셔서 저희가 제대로 체계만 잡아놓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 그리고 많은 기도를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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