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건강한 교회

by admin posted Aug 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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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설문 조사에서 일반 시민들이 바라는 교회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교회가 이랬으면 좋겠다' 라는 보통 사람들의 교회에 대한 바램입니다. 

믿음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분들, 또는 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교회가 왜 저러나?' 하며 고민해보신 분들은 많은 부분 공감할 내용입니다. 

이렇습니다. 

교회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바램.

첫째,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에 대해 교회가 점점 높은 벽을 쌓습니다. 

세상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고 그저 자기 논리와 자기 성취에만 만족합니다. 

교회가 잘 될 때는 이런 것이 문제되지 않지만 그러나 교회가 내부적으로 부패하고 한계점에 부딪치게 될 때 오히려 이것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손가락질 당하고 고립되고 맙니다. 

한 가지 소망스러운 것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종교 분포 조사에서 62퍼센트가 기독교인들이었다는 점입니다. 

아직 깨어있는 교회들이 그래도 많이 있다는 사실이죠.

둘째, '사회의 필요에 더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회 속에서 섬기는 자들로, 소금으로 빛으로 존재하면서, 숨어서 봉사하고 말없이 희생하는 그런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지요.

셋째, '돈과 인력을 사용하는 방식에 있어서 보다 동정적이었으면 좋겠다.' 

교회가 재정과 인력을 동정적으로, 즉 사랑과 자비의 정신으로 사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세상과 똑같이 빈익빈 부익부, Give and Take 식으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보통 사람들의 바램입니다.

넷째, '더 좋은 프로그램 대신 더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한 예로, 1907년 평양 대부흥 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며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 벌였던 때, 그 행사장 바로 옆 건물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 달에 100만원도 못 되는 월급으로, 그것도 그나마 해고되어 비참하게 절규하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바라보는 보통 사람들은 교회에 대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며 "X독교"니 하며 비난합니다. 

예수님은 행사나 프로그램보다 12명 제자에게 올인하시어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는데 오늘날 교회들은 사람보다 행사와 프로그램에 더 관심인 것 같습니다.

그 밖에도 '거대한 빌딩과 부채를 가진 물질주의적인 측면이 없었으면 좋겠다,' '보다 구속적이고 덜 정치적이었으면 좋겠다,' '영향력을 미쳐야 할 세상으로부터 오히려 영향을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런 가정을 해봅니다. 

만일 예수님이 교회 주차장에 서 계신다면 어떨까? 

특히 주일날 모든 일정들이 끝나고 오후 2시 또는 3시 사이에 교회를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보시며 예수님은 주차장에서 무슨 생각을 하실까? 

아마 이런 고민을 하실 겁니다.

"이 교회는 주차장을 벗어난 곳에서도 여전히 교회의 기능을 할 수 있을까?"

"불신자나 상처받은 자들이 이 교회의 도움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로 변화되기 위해 다음 주일까지 기다려야만 하는가? 주중에는 뭐 없는가?"

건강한 교회냐 그렇지 못한 교회냐, 그것은 교회 주차장을 벗어난 곳에서 판가름 납니다. 

교회 주차장을 벗어난 곳에서도 교회로서 (또는 교인으로서) 역할을 잘 한다면 그 교회는 건강한 교회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병약한 교회겠죠.

교회 주차장 안에서, 사람이 많아 북적거리고, 뭔가 하는 거 같고, 고가의 음향 장비와 악기를 동원해 연주하고 크게 노래하고, 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각종 프로그램과 Activity가 있고……. 

그러면 건강한 교회라 할 수 있나?

건물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들만 보고 건강하다 할 수는 없습니다. 

교회 바깥, 주차장을 빠져나간 이후에 교회의 진정한 건강함은 드러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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