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다 체포된 후 부모와 격리 수용된 불법이민자 아동들을 보호하는 시설에서 일하는 한 남성이 수용된 소녀에게 성추행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2일 언론들에 따르면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아동 보호시설인 '사우스웨스트 키'의 직원 페르난도 마가즈 네그레테(32)는 지난달 27일 밤에 수용된 14세 소녀의 침실에 들어가 입을 맞추고 애무하다 소녀의 16세 룸메이트에게 들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설은 지난 6월 28일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직접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경찰에 따르면, 침실 내부가 촬영된 영상은 없지만 네그레테가 그날 밤 여러 차례 소녀의 침실을 들락거리는 모습이 감시 카메라에 잡혔다.
네그레테는 현재 15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채 구치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웨스트 키' 측은 이미 네그레테를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뉴스매체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불법이민자 아동을 주로 수용하는 시설에서 성범죄와 관련해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것만 최소 125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아리조나의 구금시설에서는 수용된 아동이 다른 아동을 성추행하는 일도 있었다.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피닉스 인근에 위치한 불법이민자 구금시설에서 6살 된 여자아이가 성추행을 당한 일이 올해 초 벌어졌다.
카사 그란데에 소재한 구금시설에 있던 이 여자아이는 같은 시설에 있던 다른 아동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아동의 신원은 D.L이라고만 알려졌다.
더 네이션이 '사우스웨스트 키 프로그램'으로부터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이 아동은 약 1주일 가량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멕시코 국경을 넘어온 직후 미국 정부에 적발된 중남미 불법이민자의 부모와 자녀를 서로 격리하는 정책은 따가운 비판 여론 속에 시행 한 달여만인 지난달 20일 중단됐다.
더 힐에 따르면 부모와 격리됐던 2500명 이상의 불법이민자 아동이 재결합 대상이다. 정부는 격리된 5세 이상 아동 2551명 가운데 1634명의 부모가 자녀와 재결합할 자격이 있다고 확인했다. 미국에 머무는 부모 가운데 900명 이상은 이미 최종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라고 더 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