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에 살고 있는 유기견 출신 치치(4)의 근황이 최근 공개됐다.
언론들은 네 다리가 모두 잘린 치치가 동물보호단체 미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이 매년 주최하는 '영웅견 상'(Hero Dog Awards) 최종 후보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골든리트리버 믹스견인 치치에 얽힌 가슴아픈 사연은 지난 2016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치치는 한국의 한 지방도시 길거리에서 검은 봉투에 유기된 채 발견됐다. 식육견으로 사용하려 했지만 다리를 단단히 묶은 줄 때문에 힘줄과 뼈가 드러날 정도로 썩어가자 검은 봉투에 넣어 길거리에 버려진 것이다.
이를 우연히 발견한 행인 덕분에 치치는 동물병원에 보내졌고 수의사는 목숨을 살리기 위해 네 다리를 모두 절단하는 큰 수술을 했다. 다행히 건강을 회복한 치치는 힘겨운 재활 훈련을 견뎌냈고 새로운 의족도 갖게 됐다. 이후 치치는 LA의 동물단체인 ARME의 주선으로 아리조나주 스카츠데일에 사는 리처드와 엘리자베스 하웰 부부에게 입양됐다. 미국에서 새로운 견생을 누릴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렇게 천신만고 끝에 입양된 치치는 하웰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 덕분에 꿈에 그리던 행복을 찾았다. 또 사람의 의족을 만드는 전문가와 상담을 받은 끝에 치치에게 딱 맞는 맞춤형 의족도 얻었다.
그로부터 2년 여가 흐른 지금 치치는 가족들의 사랑 속에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고 있는 것은 물론 병원에서 환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역할을 하는 치료견으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엘리자베스는 "치치는 영웅견 상을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많은 팔로워들이 치치의 수상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치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과 영감을 안겼다"면서 "오는 29일 영웅견 왕관을 꼭 집으로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하웰 부부는 치치를 가족으로 맞기 전 이미 세 마리의 유기견을 입양해 키우고 있었다.
엘리자베스는 "많은 유기견을 키우고 있었지만 치치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 곧바로 입양을 결정했다"면서 "최악의 환경과 상황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