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경건한 그리스도인

by admin posted Nov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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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밑에 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 믿음 좋은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웃 마을로 갈 수 있는 길은 산을 넘어가는 단 하나의 길밖에 없었습니다. 

그 길은 좁고, 가파르고, 미끄럽고, 굴곡이 심했습니다. 

산을 넘어가는 동안 사고가 자주 발생했고, 다치고 죽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어느 날 또 사고가 났을 때, 부서진 차에서 피투성이가 된 사람을 끌어내면서 그 마을에 있던 세 교회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교회 대표들이 모여 오래 논의한 끝에 앰블런스를 한 대 구입하고, 사고가 나면 즉시 부상자를 싣고 이웃 마을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을 그리스도인들이 힘을 합쳐 24시간 앰블런스 자원봉사에 동참했습니다. 

그들의 희생적인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자원봉사에 나섰습니다. 

그들의 수고로 이전에는 죽었을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사고로 평생 불구로 지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여전히 생겨났습니다.

어느 날 외지에서 토목 기술자 한 사람이 마을에 왔습니다. 

그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사고 다발 지역을 둘러본 후, 그는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산길을 당장 폐쇄하고 터널을 뚫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마을 시장이 강하게 반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산 중턱에 있는 식당과 정비공장을 운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도 터널 뚫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현실적인 대안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위험한 산 길은 그대로 방치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계속 다치거나 죽었고, 그리스도인들은 부지런이 앰블런스로 사람들을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토목 기술자는 사람들의 생명보다 마을 시장의 경제적 이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자기 이익에만 관심이 있는 시장을 몰아내고 새로운 시장을 선출하자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장에게 직접 말하기 어렵다면 그리스도인들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더군다나 시장은 그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의 장로였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젊은 토목 기술자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확신에 찬 청년 기술자에게 교회가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교회는 오직 복음을 전하고, 소자에게 냉수 한 그릇 주는 소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사회 구조나 정치 제도라는 세속의 일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된다고 하면서요.

토목 기술자는 비통하고 참담한 마음으로 마을을 떠났습니다. 

마을을 떠나는 그의 마음속 한 구석에 계속되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경건한 행위란 무엇인가? 

악한 사회 구조로 피투성이가 된 사람들을 사회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앰뷸런스로 병원으로 실어 나르는 것만이 경건한 행위인가? 

아니면 사회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 더 경건한 행위인가?

"가난한 사람을 돕자고 하면 사람들은 나를 성자(聖者)라고 한다. 하지만 가난을 낳은 구조를 바꾸자고 하면 사람들은 나를 빨갱이라고 한다."

브라질 대주교 돔 헬더 까마라(Dom Helder Camara)의 말입니다. 

JTBC 뉴스 손석희 씨가 앵커브리핑에서 인용한 말이기도 합니다. 

교회가 유럽에서는 문화가 되었고, 미국에서는 기업이 되었고, 한국에 들어와서는 대기업이 되었다며, 한국 대형교회들이 보여주는 비성경적인 행태를 지적하는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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