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43% 깨어있는 신자들

by admin posted Nov 21,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chan.jpg

 

 

세계 선교 역사에서 한국 교회만큼 짧은 시간에 선교 열매를 맺은 교회는 없습니다. 

중국, 일본, 한국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복음을 받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한국이 가장 늦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람 넷 중에 하나는 크리스천입니다. 이렇게 복음이 한반도 전체에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두드러진 특징이라면 한국은 선교사가 들어오기 전에 성경 말씀이 먼저 들어왔습니다. 

만주에서 선교 사역을 하고 있던 존 로스 선교사에 의해 번역된 누가복음이 홍삼 장수였던 서상륜의 손에 들리어 들어왔습니다. 장로교 언더우드 선교사와 감리교 아펜셀러 선교사가 들어오기 전이었죠. 

서상륜의 그 누가복음에 의해 황해도 소래에 최초의 신자 30여 명이 생겨났고 세례 받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사경회였습니다. 처음 교회가 든든하게 뿌리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사경회입니다. 

당시는 농경 사회였기 때문에 농한기 때 1 주일 또는 2 주일씩, 어떤 곳은 심지어 한 달씩 자신들이 먹을 쌀을 짊어지고 와서 성경을 배웠습니다. 

한국 교회는 이렇게 처음부터 성경 배우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인천에 존스 선교사라고 있었습니다. 

선교사가 가만히 보니 신자들이 성경을 이해하지 않고 자꾸 외우려고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는 암송이 자연스럽습니다. 옛날부터 서당에 앉아 천자문 외우고 사서삼경 외우고, 그렇게 외우면서 이치를 깨닫고 천자문과 사서삼경의 가르침을 자기 것으로 삼습니다. 그것이 우리 식이지요. 그래서 성경도 외웠습니다.

한 번은 존스 선교사가 심방을 나가려고 하는데 교인 하나가 뛰어 들어왔습니다. 30리 길을 아침 일찍 출발해서 선교사님께 기쁜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 왔다는 거예요. 

온 얼굴에 기쁨이 가득해서 하는 말이, 자기도 이제 성경을 외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5장부터 7장까지 세 장을 드디어 다 외운다고 기뻐했습니다.

존스 선교사가 '그렇게 외우기만 하면 뭐하냐고, 실천을 해야지.'

그러자 이 교인이, '네, 맞습니다. 제가 그렇게 외웠어요.' 하는 것입니다. 

자초지종이, 성경을 외우려 하는데 그렇게 외워지지 않았다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나도 성경을 외울 수 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그래 한 구절씩 말씀대로 하면서 외우자.'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실천하며 암기하는 것이죠. 

성경에 '오른 편 뺨을 때리면 왼 편 뺨도 돌려대라'에 실제 거리에 나가 오른 편 뺨을 한 대 맞습니다. 그리고 때린 사람에게 왼 편도 돌려대면서 한 대 더 때리라고 합니다. 5리를 가자고 하면 10리를 가면서 외우고. 성경에 있는 대로 하면서 외우니 잘 외워졌답니다. 

그렇게 마태복음 5장부터 7장을 다 외웠습니다.

존스 선교사가 크게 감동했습니다. 

본국에 보고하기를, '이 나라 사람들은 성경을 소중히 여깁니다. 성경대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나라를 하나님이 복 주시지 않겠습니까?' 감동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감리교 초기 여전도사 중에 이효덕 전도사라고 있습니다. 

1919년 3.1 운동 당시 황해도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중 만세 운동을 주도했고 6개월 감옥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1921년 서울에 있는 여자협성신학교 재학 중 3.1 운동 2주년 기념 시위를 주도하다 학교에서 정학 처분을 받고 평양에 있는 남산현 교회 전도사로 일하게 됩니다. 

1978년 소천할 때까지 YWCA, 물산장려운동, 색깔 있는 옷 입기 운동 등 독립운동과 여성계몽운동에 헌신하신 분입니다.

그분이 하셨던 일 중에 유명한 것이 주초를 금하자는 금주 금연 운동입니다. 

금주가를 만들기도 하고, <절제>라는 월간지를 만들어 보급하며 술 담배를 금하자는 운동을 했습니다. 

우리 한국 교회는 세계적으로 술 담배를 금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교인은 술 담배를 먹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그 이유는 이효덕 전도사님 때문입니다.

당시 일본 총독부가 술 담배에 세금을 부쳐 술과 담배를 먹을 때마다 세금을 거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효덕 전도사님이 '술 먹고 담배 피우는 것은 일본을 좋게 하는 것이다, 끊자!' 하면서 금주 금연 운동을 벌였습니다. 

교인들은 반드시 끊고, 안 믿는 사람들까지도 크게 호응해서 술 담배가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주초를 금하는 것은 신앙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원래는 민족 운동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이렇게 초기 한국 교인들은 전체 인구의 3%에 불과했지만 3.1 운동의 주축이었고, 물산장려운동, 주초 금지 운동 등 나라와 민족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2년 전 '나라를 나라답게 하자'며 시작된 촛불 집회 때 참가자들의 종교 성향을 조사한 결과 기독교가 가장 많은 43%였습니다. 네 명에 한 명인데 촛불 참가자는 그 두 배였습니다. 

아직 한국 교회에 깨어있는 신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감동했습니다.     


Articles

6 7 8 9 10 11 12 13 1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