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지천명(知天命)

by admin posted Jan 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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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와 18세기 유럽을 중심으로 일어난 철학 사조를 계몽주의라고 합니다. 

존 로크, 임마누엘 칸트, 헤겔 등 독일과 영국 프랑스의 철학자들이 인간의 이성과 자연의 보편적 원리를 강조하며 정치, 사회, 철학, 과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칩니다. 

영어로 Enlightenment라고 하는데, 인간 이성에 빛을 비춘다는 얘기죠. 

이성을 깨워서 그 동안 교회 교리와 전통적 가르침에 의해 어둠에 묻혀 있던 인간의 이성 그리고 지적 영역에 빛을 비추어준다는 철학 사조입니다. 

그래서 생각을 보다 합리적이고 보편적으로 하게 하는 것이죠.

그러나 이 계몽주의의 결말은 1차 대전과 2차 대전이라는 전쟁이었습니다. 

특히 2차 대전 중 계몽주의 철학의 근원지라 할 수 있는 독일에서 6백만 명이 넘는 무고한 사람들이 매우 단순한 이유,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가스실에서 죽어갑니다. 

인간의 이성을 깨우고 지각력을 높여놓았다고 자부했는데 그 결과는 인종청소라는 참담함이었습니다.

공자는 말년에 <논어> 위정편에서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며, 열 다섯에 지우학(知于學), 학문에 뜻을 두게 되었고, 30세에는 이립(而立), 스스로 뜻을 확실하게 세울 수 있게 되었고, 40에는 불혹(不惑),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게 되어 세상 일에 흔들림이 없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50세에는 지천명(知天命), 즉 하늘의 명을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40까지는 자기 중심적 세계에 머물러 있었는데, 50에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관을 깨우치면서 이타적 성인(聖人)의 경지에 들어섰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60에 이순(耳順), 70에 종심(從心)으로 나아갑니다.

50 지천명의 단계는 내면에 불이 켜지는 상태, Enlightenment 계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흑암이 물러가고 '아하, 그렇구나! 그거였구나!'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자기중심 자기주관성에 머물러 있었는데 타인에게로 또는 자연 만물에게로 눈이 열리면서 큰 깨달음을 얻은 것이죠. 

그렇게 내면이 밝아지고나면, 그 후 60 이순 70 종심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보통 무엇에 '눈이 어둡다'는 말을 하지요. '

'돈에 눈이 어두웠어, 사랑에 눈이 멀었어, 권력에 눈이 어두웠어,' 하면서요.

1980년 5월 광주에서 권력에 눈이 어두운 군인들이 무고한 시민들에게 총을 겨누면서 한국 현대사를 어둡게 한 것은 한 예입니다. 

마약에 눈이 어두워진 사람, 도박에 눈이 어두워진 사람, 인터넷 바둑에 눈이 어두워진 사람 등, 내면의 눈 영혼 깊은 곳에 흑암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시편 18:28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아, 주님, 진실로 주님은 내 등불을 밝히십니다. 주 나의 하나님은 나의 어둠을 밝히십니다."

내면의 등불이 꺼져있던 사람, 어둠 가운데 있었는데 그에게 Enlightenment 불이 켜졌습니다. 

내면에 불이 들어왔고 계몽이 되었다는 거예요. 

'아하!' 하며 지천명(知天命), 즉 하늘의 이치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죄 때문에 어두웠고 눈이 멀어 있었습니다. 

이기적인 습성과 고정관념이 영혼을 혼돈 상태에 빠뜨렸습니다. 

그래서 잘못된 결정을 하고 비상식적인 판단에로 흐르면서, 거기에 자녀도 물들게 하고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남깁니다.

어둠이 물러가고 내면이 밝아지려면 등불이 켜져야 합니다. 

등불은 심지가 타고 기름이 소모될 때 빛을 냅니다. 

심지를 태우고 기름을 소모시키는 것, 자기를 태우고 자기를 희생하는 것이죠. 

끊임없이 내려놓고 비우고 또 비우는 것, 그것이 우리를 밝게 합니다. 

자기 비움과 희생으로 우리는 진정한 Enlightenment 계몽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웃을 향해, 하나님을 향해 어둠에서 밝음으로 나아갑니다.

2019년 새해는 더 비우고 더 희생하며 내면의 빛이 항상 타오르게 해야겠습니다.

죄와 이기심의 어두움이 드리우지 못하도록, 이타적인 사랑과 희생으로 빛을 밝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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