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수교육에 관련된 오해들 2

by admin posted Jun 22,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newshin.JPG

 

 

지난 주에 이어서 특수교육에 관련되어 떠도는 루머나 오해들을 바로잡고자 한다.  이 드넓은 미국에서 필자의 경험이나 의견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미국 교육현장의 경우, 원리와 규칙에 의해 교육이 진행되고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므로 필자의 경험과 아주 많이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닙니다. 4. 일반 학급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통합이 잘 이루어지며, 장애를 지닌 학생은 더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공립 학교 안에 있는 특수 교육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학생의 장애가 심하지 않을 경우, 일반 학급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하루 중 일부를 특수 학급에 와서 수업을 받고 다시 일반 학급에서 생활하는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아예 특수 학급에 따로 소속되어 있으면서 음악, 미술, 체육 등 특별 수업시에 일반 학급에 가서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 경우이다. 후자의 경우, 많은 학부모님들이 자녀가 되도록이면 일반 학급에 가서 비장애 학생들과 자주 수업 받기를 희망한다. 일반 학급의 수업내용을 더 자주 접할수록 자녀가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서 일 것으로 짐작한다. 그런데, 이런 경우, 학부모님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일반 학급에 방문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길어질수록, 특수학급에서 공부하고 배우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장애학생의 경우, 한가지 학습내용이나 기술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과 준비가 필요한데, 일반 학급에 비중을 두고 시간을 맞추다 보면 자칫, 특수학급에서 일관성 있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놓치게 된다. 한 가지를 선택하면 다른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리적으로 비장애 학생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다고 해서 더 효과적으로 배움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아닙니다 5. 학부모 면담이나 IEP 회의 때, 좀 세게 나가야 나와 내 아이가 학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

지난 학기에 있었던 일이다. IEP 회의 때, 한 학생의 어머님이 "아는 사람"이라며 변호사를 대동하고 나타나셨다. 학생이 전학오기 전, 어머님과의 첫 만남이었는데 말이다. 회의에 참석하셨던 선생님들은 대번에 그 '아는 사람'이 변호사임을 알 수 있었다.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이었으므로 특별한 문제나 갈등상황이 없는데도 변호사를 대동한 것을 보니, 그 어머님은 이 회의에서 최대한 손해보지 않고, 자녀의 교육권리를 확보하려는 마음이었나 보다. 어쩌면 처음 만남이라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서 조언을 얻으려고 함께 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학교측의 입장에서는 매우 조심스럽고 불안했다. 변호사 앞에서 조금이라도 트집을 잡히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필요한 말 만을 하고, 그 어머님이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저 분의 요구나 말이 법에 저촉되는지 아닌지를 골똘히 생각하게 되었다. 대체로 학부모님과의 첫 만남에서는 서로 부드럽게 인사말을 주고받고, 격려를 해주고, 최대한 이러 저러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말을 하여 부모님을 안심시키는데, 변호사를 모시고 오신 그 어머님 앞에서는 확실하지 않은 계획이나 말들은 절대 할 수 없으므로 (나중에 말한 사항들을 지키지 못할 경우, 소송 당할 수 있으므로) 머릿 속에 떠오르는 온갖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계획 등은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             

"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권리"와 "의무"를 주장하기에 앞서 믿음과 사랑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가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학부모들이 교사의 이메일이나 물음에 책임감 있게 답장을 보내고, 때때로 교사에게 격려와 도움을 주면서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어쩌면 변호사를 옆에 두고 등장하는 것보다 자녀에게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를 "감시자"로 여기게 되면, 교사는 학생에게 꼭 필요한 것만을 줄 뿐이지, 그 이상을 할 수 없다. 또한 학부모는 자녀의 진정한 학교생활에 대해 교사와 공유 할 수 없게 된다.

학교측과 "신뢰"를 쌓아 가기 위해서는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나 걱정되는 상황이 생기게 되면 묵혀 두지 말고 바로 특수교사에게 이메일을 보내어 궁금하거나 걱정되는 것을 풀어야 한다. 대부분의 교사는 학부모에게 이메일을 받았을 경우 24~48시간 내에 답장을 보내 주도록 되어 있다. 만약 답장이 없다면 또 한번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걸고, 교장선생님에게 이메일을 보낼 수 있겠다. 이때에는 "선생님께 이메일을 먼저 보냈지만 답변이 없어서 교장 선생님에게 문의한다"라고 알리는 것이 좋겠다. 

 

아닙니다 6. '장애' 진단을 받고 특수교육 프로그램을 받게 되면, 성장해서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 또는 특수교육은 무료라서 많이 받을 수록 좋다.

어떤 학부모님들은 자녀가 '장애'진단을 받고 학교에서 특수학급에 배치되면 나중에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자녀가 ADHD 또는 경미한 자폐증과 같이 외모적으로는 전혀 장애를 알 수 없는 경우에 이런 생각을 가진 부모님들이 계신다. 그러나 학교에서 받게 되는 특수 교육은 3년에 한번씩 재검토를 하여 만약 학생이 학교생활과 교과 공부를 잘 따라가고 적응을 잘 해 더 이상 특수교육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일반 학급으로 환급 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장애 진단이 영원한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것도 아니고 장애로 인해 상급학교 진학이나 취업에 불이익을 당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여러가지 상황에서 많은 배려와 혜택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과 배려는 악용하는 학부모들도 가끔 있다. 자녀의 장애가 경하여 일반 학급에서 도움 없이도 충분히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데도 더 많은 특수교육 서비스와 테라피를 요구하는 경우이다. 무엇이든 균형이 맞고, 적당 해야지 넘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되는 법이다. 특수교육은 공짜로 먹는 떡이 아니다. 꼭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만큼 받아야 하는 "약"과 같은 것이다.  

 

이메일 namenoshin@naver.com


Articles

4 5 6 7 8 9 10 11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