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요람에서 무덤까지 ? 아리조나 주의 장애인 복지 정책 (3)

by admin posted Jul 1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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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싶어요!"

이것은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고백이다. 종종 신문에는 부모와 성인 장애인 자녀가 함께 목숨을 끊는 끔찍한 기사도 접한다. 

학령기의 장애인들은 그래도 학교라는 울타리가 있어서 매일 해야 할 일들이 있고 가야 할 곳이 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난 성인 장애인의 경우에는 할 수 있는 일들과 갈 수 있는 곳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있다고 해도 그러한 곳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하면 참여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들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듯 하다. 

최근에는 의식 있는 단체나 기관들, 그리고 장애인 학부모님들이 카페나 작업실 등을 열어 성인 장애인에게 직업 교육을 시키고 직원으로 채용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많은 성인 장애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서 보내고 있다. 많은 경우, 부모님들이 주로 성인 장애인 자녀를 돌보고 있는 형편이다.      

필자도 한국에서 많은 학부모님들이 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장애인 자녀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았기에 과연 미국에는 어떤 제도들이 있는지 참 궁금했다.

최근 이 글을 쓰기 위해 조사를 해 본 결과를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자 한다.  

지난 번 글에서도 밝혔듯이 여기에서 전하는 모든 정보들은 DDD(Division of Developmental Disability) 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업로드 되어 있는 안내책자 "Navigating the System (2018. 2 )-https://des.az.gov/sites/default/files/dl/DDD-1260A.pdf -"과 아리조나 주 보건 복지부(?) Arizona Department of Economic Security - https://des.az.gov/services/disabilities/developmental-disabilities/community-resources/day-treatment-and-training-에 나와있는 자료들을 토대로 한 것이다.       

먼저 성인 장애인의 경우, 고등 학교를 졸업한 후, 장애 정도와 적성에 따라 대학을 진학 할 것인지, 직업훈련을 하고 일을 할 것인지 아니면 주간 보호 센터를 다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결정은 고등학교 재학 중에 특수교사와의 개별화 교육 계획안 모임(IEP meeting)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의논하며 구체화 된다. 구체적인 지원과 정보 제공은 DDD의  지원 코디네이터(support coordinator)가 정한다.  필요할 경우, 고등학교 수업 중에도 직업교육을 교육 커리큘럼에 넣어 받을 수 있다. 

DDD의 지원 코디네이터는 성인 장애인과 보호자로부터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허락을 받게 되면, Arizona Department of Economic Security 산하의 재활 서비스부(Rehabilitation Service Administration)과 직업 재활부(Vocational Rehabilitation)로부터 성인 장애인이 각종 직업 관련 재활 교육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시켜 준다. 

DDD 의 안내 책자에는 성인 장애인이 직업을 갖게 되어 일정 소득이 생기더라도 의료 혜택을 비롯한 각종 복지 혜택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도움을 통해 일을 하게 되는 곳으로는 자동차 딜러샵, 변호사 사무실, 호텔, 카페, 상점 등이 있다고 한다. 직장을 옮기거나 일의 종류를 바꾸는 문제 등은 지원 코디네이터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직업 코치가 종종 일터를 방문하여 잘 적응하고 있는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모니터 하게 된다. 때로는 직장의 동료 중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직장 생활을 하기에는 장애의 정도가 심하거나 또는 직업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주간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 할 수 있다. 주간 활동 프로그램은 DDD 산하의 협력 기관에서 받을 수도 있고 집 주변의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서 받을 수도 있다. 직장이나 주간보호 프로그램에 다닐 때 교통편을 제공받을 수도 있다.  

주간 보호 프로그램이 모두에게 무료인 것은 아니다. 소득수준에 따라 ALTC (Arizona Long Term Service and Support)하에 있는 장애인에게는 무료이지만 나머지 장애인들은 자비로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할 경우도 있다.    

집 주변의 성인 장애인들을 위한 주간 보호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싶다면 인터넷에서 "day program for disabled adults"로 검색해 보면 여러 기관들을 검색할 수 있다. 이러한 곳에서는 한국의 "복지관"처럼 야구장, 농구장, 동물원, 극장, 쇼핑몰 등으로 현장학습도 가고, 요리실습. 체육활동, 보드게임, 생활 교육, 경제 교육 등도 한다.  

필자는 대학원 재학 중에 ARCH(Arizona Recreation Center for Handicapped) 라는 주간 보호 시설을 참관 한 적이 있었다. 이곳에서는 성인 장애인뿐만 아니라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도 오셔서 여러가지 여가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방학 중에도 각종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방학 중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장애 학생들도 이 기관을 이용하고 있었다.  

기관을 선택할 때에는 반드시 직접 방문하여 일하는 사람들, 시설 그리고 프로그램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대부분 이메일이나 전화로 방문의사를 밝히면 견학을 허락해 준다.       

미국도 한국보다는 좀 낫겠지만 장애인 고용이나 여가생활에 관한 정보나 혜택은 학령기 장애인보다는 폭넓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계속 찾아보고 개척해 나가야 하는 분야인 것 같다. 성인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도 편안하게 노년을 보내실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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