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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주의 차원에서 기증받은 장기들을 의료 연구용으로 제공한다고 주장하던 아리조나주의 한 장기기증 회사가 사실은 시신들을 분리해서 해외로 팔아넘긴 장기 매매 브로커였으며 운영과정에서도 충격적인 일들이 있었다는 것이 재판에서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생물자원센터(Biological Resource Center)'라는 이름의 장기 기증 회사가 연방 요원들의 급습을 받고 문을 닫은 지도 몇 년이 지났다. 이 단체는 장기들을 의료 연구용으로 기증한다고 주장했었지만, FBI는 기증받은 장기들을 불법적으로 매매한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에 돌입했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재판 서류들을 보면 이른바 '찹샵(chop shop)'이라고 불리던 이 회사의 수색 과정에서 FBI가 얼마나 끔찍한 상황을 목격했는지가 세세히 기록되어있다. '찹샵'이란 속어는 자동차 절도범들이 자동차를 훔쳐서 각 부품들을 떼어내 각각 따로 팔아 제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 사건은 아리조나의 ABC 15 방송국이 처음으로 보도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런데 지난 2014년 이 회사의 현장을 급습했던 FBI 요원들의 법정 증언들이 흘러나와 이 회사의 극악한 범죄행위 실상을 알게 된 사람들이 다시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재판에서 FBI의 부특별요원이었던 마크 퀴너는 건물 내에서 머리들과 팔다리들이 겹겹이 쌓여서 들어있던 양동이들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이들 중 기증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분류표가 붙어있던 것들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퀴너는 남성의 성기들로 채워진 아이스박스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전직 FBI 요원의 법정 진술은 분리된 시신들이 서로 들어맞지 않았다는 데 있다. 퀴너는 프랑켄스타인에서 등장하는 것처럼 비슷한 다른 몸체에서 분리된 머리가 엉뚱한 몸체에 꿰매져있는 상반신을 보았다고 한다.

이 단체가 불법적으로 인체들을 해외로 팔아넘기고 있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매매 대상인 해외 거래처의 실체는 아직 드러난 바가 없다.

다리 하나의 가격이 약 1100달러였고, 목이 붙어있는 상반신은 2400달러에 팔려나갔다. 또, 따로 떼어낸 무릎과 발목들은 500달러 이하로 거래되었으며, 시신 전체는 약 6000달러에 거래되었다.

적어도 여덟 가족이 의료 연구용으로 사용된다는 말을 믿고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을 이 회사에 기증했다고 진술했다. 현재 이 가족들은 기증된 시신을 함부로 취급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 회사와 대표인 스티븐 고를 대상으로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이 소송은 기증 가족들과 회사 간에 맺어졌던 기증 승낙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승낙서에서 회사는 가족들에게 '시신을 정중하고 존엄하게 취급하겠다'는 서약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범죄 혐의는, 회사가 가족들에게 시신들의 일부만 사용될 것이며 나머지는 화장돼서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내겠다고 약속하면서 불거졌다. 회사가 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 회사의 대표인 스티븐 고는 보호관찰형을 언도받았는데, 이 사람의 회사가 거짓으로 장기 기증 센터를 운영해서 기증자 가족들에게 안겨준 상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량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의의 법정은 이 가족들을 외면하지 않을 듯하다.

스티븐 고는 기증자 가족들이 그를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10월 법정에 다시 서서 이 가족들을 대면해야한다.

하지만 사람들을 더욱 화나게 하는 사실은, FBI가 이러한 시신 '찹샵' 회사들이 속해있는 불법적인 분야에 대해 겉핥기식으로 대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점 때문이다. 아리조나 센터는 일리노이 주에도 같은 성격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리노이 주에서도 '생물자원센터(BRC)'라는 같은 이름의 단체를 운영하며 시신들을 해체해서 불법적으로 거래하고 있다.

2017년 로이터 통신이 심층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 회사의 일리노이 지부는 아리조나 센터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데, 실제로는 서로 협력해가면서 사업을 꾸려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RC 일리노이 측은 적어도 658개의 인체 부분들을 BRC 아리조나로부터 받았다.

로이터의 이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브로커를 통해 적어도 1638 가족들에게서 기증받은 2357개 이상의 사체 부분들이 잘못 사용되거나 더럽혀졌다고 밝히고 있다.

CBS2 시카고 방송은 아버지 도날드 그린 시니어와 아들 주니어로 구성된 2인조가 일리노이에 있는 이들의 시설에 FBI가 들이닥친 후 법정에 서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아버지인 도날드 그린 시니어는 전화를 이용한 금융사기 죄로 기소되어있는 상태인데, 이 죄는 혐의가 입증되면 최대 20년까지 징역을 살 수 있다. 그리고 아들인 도날드 그린 주니어는 최대 3년을 언도받을 수 있는 범죄은닉죄로 기소되어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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