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출신 미 보수주의 거장 골드워터 전 의원, 알고보니 프로 사진작가

by admin posted Aug 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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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 출신으로 미국 대표적 보수주의자 베리 골드워터(Barry Goldwater) 전 연방상원의원이 생전에 찍었던 사진들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그가 타계한 지 20년 만이다. 손녀 엘리슨 골드워터 로스는 할아버지가 남긴 1만5000여 개의 아날로그 사진을 디지털화하면서 자료실에서 잠자고 있던 사진작품을 일반에 공개했다. 세상 밖으로 다시 나온 사진들은 프로 사진가의 작품과 다름 없는 주옥같은 사진들이었다. 아리조나의 광활한 자연 풍광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아메리카 원주민 삶의 민낯이 가감 없이 담겨있는 골드워터 전 의원 사진 작품들은 지난 6월까지 스카츠데일 박물관에서 전시를 통해 일반인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Totem Pole & Yei Bichwi'란 제목의 사진은 존 웨인 주연의 영화 '역마차'의 주 무대인 아리조나주 모뉴먼트 밸리를 배경으로 삼았다. 이곳은 195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인디언 보호구역이다. 인디언 '나바호'족의 성지와도 같은 땅이다. 위압적인 기암괴석은 오후 햇살을 감싸 안은 사막 모래의 질감과 교묘하게 교차한다. 괴석과 사막 사이로 인디언 조랑말과 인디언 소녀가 어디론가 가고 있다. 이들이 남긴 족적의 끝은 어디일까? 고개를 숙인 채 무기력하게 사막을 걷는 조랑말과 어린 인디언 자매는 이들의 어두운 미래를 보여주는 듯하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 의 운명과도 같다. 

골드워터의 사진에는 뛰어난 조형미도 엿보인다. 그가 아리조나주 토날레아에서 1938년에 찍은 '나바호 조랑말'은 솜사탕 같은 구름과 사각 나무 틀이 정적인 대조를 이룬다. 나무 틀 속 조랑말을 보노라면 뜨거운 사막 바람에 미세하게 움직이는 고삐와 말꼬리가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멈추게 한다. 

그는 미국 잡지역사에도 한 획을 기록했다. 1946년 아리조나 나바호 보호구역에서 찍은 '양치기 소녀들'은 그 해 아리조나 하이웨이 잡지의 최초 컬러 표지 사진으로 살렸다. 이 사진은 양을 돌보는 나바호 족 두 자매 'Lillie and Ethel One Salt'의 모습을 찍었다.  

그는 사람의 내면을 조명하는 듯한 깊이 있는 인물사진도 남겼다. 깊은 주름살과 피부의 음영이 어우러진 '아메리카 인디언'은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듯한 간절함이 묻어난다. 그의 눈은 은은한 광선에 반사돼 살아있는 듯하지만, 초점 없는 눈빛은 또 다른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듯하다. 이 사진은 잡지 '아리조나 하이웨이'에 1952년 7월호에 실렸다. 

골드워터는 아리조나주에서 태어나 제2차 대전에 참전해 공군 소장으로 전역한 뒤 정계에 투신해 1952년 연방상원 의원이 됐다. 공화당의 보수파로서 베트남에 소형핵폭탄 투하를 주장하며 한때 강경한 반공 정책을 주장했다. 1964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었으나 민주당의 존슨에게 패배했다. 그는 비록 선거에 낙선했지만, 이후 레이건과 부시를 거쳐 공화당 주류가 되는 보수파의 '아이콘'인 상징적 인물로 남았다. 지난 1998년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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