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금붕어의 반란 -아이린 우

by admin posted Sep 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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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속 황금색 금붕어는

  얘기를 다해도 좋은 상대다

 

기쁜 얘기

희망에 들뜬 얘기

슬픈 얘기

비밀스런  얘기까지

 

금붕어는 

 얘기를 중간에 가로채는

법도 없이

뻐끔뻐끔 입을 벌리며 

 받아 먹는다

내말을 먹기만하고

아무에게도 옮기지 않는다

산더미처럼 쌓인 스트레스까지도 뻐끔뻐끔  삼켜 버린다

 

요염한 꼬리를 살랑거리며

나의 사랑을 듬북 받던 금붕어

편안한 위안처가 되어주던

금붕어

 

 금붕어가 달라졌다

 

수많은 얘기들을  받아먹던 금붕어가

배가 빵빵해지자

삼켰던  말들을 도루 뱉어내고 있었다

뻐끔뻐끔 끝도없이 

 

 말들은

다시  입으로 들어와

가슴에 쌓였다 

 

특이한 냄새를 풍기며 낙엽처럼 수북하게............

 

금붕어는 훌쭉해진 배를 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이 

말끄러미 나를 처다보며

뻐끔 거리고 있었다 

 

요염한 꼬리가 하늘대며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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