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인선입니다.
여러분들은 저를 작가나 수필가로 인정해주시는 마음으로 이곳에 오셨을 겁니다. 너무 황송하지요.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속으로 나 자신을 부르는 말은 무엇인지 아세요? 지금까지 비밀로 했었는데... 공개하자면...방구똥구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구요? 어릴 때는 질색, 싫어하고 상관 없는 말, '냄새나는 죄인"이란 말 그대로 저는 냄새나는 죄인이기 때문이에요.
제가 5년전 직장암 수술을 받은 후부터, 변(똥)과의 투쟁이 시작되었을 때 부터 정말 실감하게 된 이말. 조금만 오래 걸어도, 조금만 무거운 것만 들어도, 조금만 속이 불편하면 여지없이 새버리는 고통은 당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도 그러냐구요? 네. 그래요. 화장실에서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한번은 성가대 석에 섰는데 방구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일초에 열두번씩 뽕뽕뽕뽕뽕뽕뽕... 쉬지 않고 말이죠. 뒤에는 남자 성가대석인데...할미꽃 주제에... 내 궁둥이를 어디다 두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정말 방구똥구죠? 한번 웃어주실래요? 방구똥구 이인선! 이렇게 크게 불러 주세요.ㅎㅎㅎ)
또한 저는 방구똥구 같은 삶을 오래 살았습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날들 이지요. 이민 와서 의사부부가 세탁소 한다고 말거리가 많이 되었어요. 그렇다고 돈이나 많이 벌었으면 체면이라도 섰을텐데 아니고 고생만 죽도록했습니다. 그당시는 어려운지도 모르고 이 악물고 지났던 일들을 글로 써놓고 보니 읽을 때마다 그때 안 흘렸던 눈물을 지금 흘리고 있더라구요. 뭐 그정도 가지고 그러냐면 할말 없어요. 죽기보다 어려운 일을 겪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아무튼 저 자신이 아는 저는 방구똥구 이인선이에요. 영적인 일은 아직 비밀이지만 알게 되면 정말 그렇구나 인정하실겁니다.
이 좋은날 하필 이런 말로 시작하나... 웃긴다고 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목적이 있어요. 제가 책을 출판하여 오늘 조금은 올라 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칭찬 받을 사람이 못되고, 죄인 중의 괴수라는 것을 기억하려고 하는 거에요. 한가지 혹 잘했으면 열가지 잘못했던 내 인생임을 잊지 않고 싶은 것입니다. 내 안에 가스나 똥만 가득한 제가 나를 자랑할 것을 만들기 위해 책을 낸 것이 아닙니다. 나를 나되게 하신 주님만 자랑하고 싶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나의 주님은 죄많은 저를, 냄새나는 죄인을 주님의 어린 신부로 봐 주시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으시고 사흘동안 땅에 갇히셨다가 부활 하심이 저를 구원하시기 위함입니다.
인생은 네박자라고 하는 유행가를 따라 유명한 목사님이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식으로 생각해봅니다. 우리 부모입장에서 볼 때(우리집에서 처음으로 예수 믿었는데 그당시 부모님이 몹시 실망하시더라구요 나중엔 믿고 돌아가셨지만} 예수 안믿고 잘되어 고생안하고 출세한 것이 1번, 예수 안믿고 보통으로 사는 것이 2번 예수믿고도 잘된 것, 3번, 예수믿고 고생한 것 4번. 제 케이스는 예수믿고 고생하고 잘못된 넷째 케이스라 할수 있었죠. 내가 볼 때는 예수 안 믿고 고생만 죽도록 하다가 지옥가면 제일 불행한 인생, 4번 예수 안 믿고 세상 낙을 많이 누리고 살다가 죽어 지옥가면? 조금 나은가요? 아니요, 나은 것 없고요 3번.. 지옥가면 정말 끔찍한거죠. 예수믿고 나처럼 고생 많이 했어도 주님의 도우심으로 먹고 살고, 점점 나아지고 천국가는 것, 정말 좋은 거지요 2번 예수믿고 순종하여 세상에서도 잘되고 죽어 천당간다면? 최고 1번요. 그런데 깊이 생각하면 주님께서 보실 때는 저처럼 고생해도 예수 잘믿고 살다가 천국가는 것이 1번이에요. 고생은 천국 백성의 준비 훈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생하는 분들이 그렇게 많은 것이에요.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잘난 남편 만나서 고생하나도 안하고 승승장구 제 잘난 맛에 살았다고 합시다. 그럼 지금같은 하나님의 은혜를 맛볼수가 있었을까요? 대한항공 땅콩회항의 주인공 이현아의 엄마가 저의 같은 학과 동기동창입니다만 그 사람처럼 갑질을 즐기며 눈꼴 시어 못볼 사람으로 살았을게 십중팔구죠.
그렇지만 예수님 믿었기 때문에 더 고생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에요. 고생의 원인은 우리들의 무능력과 어리석음과 욕심, 성급함 등, 하나님을 믿노라 하면서도 내 멋대로 내가 주인되어 살아서 그랬던 것이지요. 어쨎든지 방구똥구같은 고생을 사서 하며 살았지만 교회를 떠나지 않았고 주님의 손 만은 놓지 않고 살았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피닉스로 이사오게 하시고 때가 차매 고생도 끝이 났어요. 제가 이 나이에 좋아하는 일도 하고 돈도 벌수 있음도 감사해요. 여러사람을 통해 부어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느낄 때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글을 쓸수 있었던 것 때문에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그림은 부담감만 남았는데 말이죠. 그때 수술 안 받았으면 벌써 죽었을텐데 이렇게 암 3기를 이기고 생명을 연장하여 살아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요. 앞으로 살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지 못하나 날마다 내 인생의 최고의 날들을 맛보며 앞으로도 오고 있는 인생 최고의 날들을 기대합니다. 저는 주님이 오시는 날, 혹은 나를 부르시는 날이 내 인생 최고의 날로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제가 복의 통로 되기 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의 출판기념을 위해 와주시고 도와 주신 모든 손길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일을 해보니까 사람은 혼자 살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곳에 오신 여러분, 그리고 멀리서 책을 사주시고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큰 사랑의 빚을 졌습니다. 저도 언제든지 청하면 가고 빚도 갚을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원합니다. 그런날 꼭 불러 주십시오. 마지막 당부는 우리 예수믿고 살다가 다같이 천국 갑시다.
방구똥구 이인선 물러갑니다.
(2020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