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각] 피닉스에 처음 있던 일/ 출판 기념회를 끝내고 -이인선

by admin posted Feb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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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건강하신 모습을 뵈어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1988년 피닉스에 이사온 후 많은 한인모임에 참석했었습니다. 그중 소정 이인선 권사님의 출판기념회는 가장 품격이 높았으며 내노라하는 피닉스의 저명인사들이 모두 모이셨더군요. 한가지 아쉬운 것은 제가 독후감을 발표하려고 준비했는데 기회가 없더군요. 그 독후감은 차차 기회 있는대로 들려드릴께요. 그리고 '구원의 남성상'을 세번 읽었습니다. 많은 감명을 받았고, 앞으로 몇날이나 더 살지 모르나 실수(?) 하지말고 살자고 다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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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친지가 출판기념회를 참석한 후 다음날 보내주신 카톡 메세지이다. '품격 높은 모임'이었다고 묘사를 해주시니 얼마나 기쁘던지! 이런 자랑을 올리니 철이 덜 들은 나. 벌써 한주일이 지났다. 그 모임을 끝난지가. 과문하여 평생 한번도 못 가본 출판기념회를 내가 주축이 되어서 하자니 사람들이 와줄까? 경품과 상품으로 유혹했던 노인회도 얼마 못 모였는데? 온갖 걱정이 스쳐가곤 했다. 근데 결산보고를 하자면 이렇다. 150명 예상에 교회당 안의 모임에는 120명, 식사할 때는 150명 이상 모였고 책은 163권이 팔렸다. 그날 수입만 3350불. 그동안 이미 들어 온 책값과 후원금, 축하금과 함께 거의 경비가 다 들어온 셈이었다. 오늘 몽땅 주님께 드리고 왔다. 목표액 만불이 다 들어 올줄로 믿고 미리 드린 것... 할렐루야!

 

준비 작업

코리아 포스지 신문에 광고 초안을 보낼 때는 그렇게 이쁜 전면 광고가 나올 줄은 몰랐다. 너무나 싱싱해 보이는 눈에 띄는 광고를 선물로 해 주신다니 감사하기 짝이 없는 최고의 준비 작업이 되었다. 순서지를 만들 때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다르게 해보느라 애쓸 때는 한 목사님이 도와주셨고 친구 택희 권사님은 며칠 밤 잠을 줄이면서 특별한 솜씨를 내어서 아름다운 꽃으로 잔치 분위기를 내주었다. 상마다 충분히 꽃으로 장식을 해 준 덕분에 예상 외의 화려한 분위기가 잡혀졌다. 꽃집 경영하시는 선배님도 코싸지를 예쁘게 만들어 오셔서 꽃 팔지도 생전 처음 해보았고. 무엇보다 음식이 좋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고모가 교회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며칠을 애를 써서 장만한 음식. 모자르지도 않고 남지도 않고 적당한 양. 참시루 떡집에서 몸도 아프신 양반이 떡을 해다 주셔서 잊지못할 선물이 되었다. 우리는 떡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떡까지 곁들이니 너무나 완벽한 식단이 되었던 것이다.

끝나고 대체로 잘된 모임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는 영 걱정이 되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난항인 것은 사회자를 해줄 사람 만나기가 어려웠다. 이상하게 여러사람에게 거절당했다. 다행히 황집사님의 권고로 김목사님이 해주신 것은 오히려 잘된 일. 황집사는 회계를 한마디 부탁으로 순순히 맡아 끝까지 수고를 해주셨다. 반주자는 서너명을 섭외했지만  결국 무산되어 반주자 없이 하게 되었다. 은은하게 반주로 분위기를 잡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애타는 마음이었지만.

 

전화위복

그런데 '주님이 일하십니다' 찬양을 맡은 브라이언 형제가 무반주 노래를 해 준다고 용기를 내줘서 나도 용기백배 되었다. 그의 찬양을 들어본 사람들이 다 반주가 없어서 오히려 더 가사가 돋보이고 참 잘해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전 처음 반주없이 노래 해보았다는데... 내가 최근에 가장 은혜받은 진선미씨 작곡의 찬양, 요즈음 나의 마음 그대로인 찬양, 주님이 일하십니다...아멘! 맨 처음 예정이던 지하 예배실보다 갑자기 바뀐 본당 예배실은 지나치게 큰 문제가 있기는 해도 말할 것 없이 훨씬 더 멋졌고, 천장 높은 로비에서 식사하는 것도 지하실 친교실에 비하랴! 푸에트리코 교회가 우리교회 지하 예배당을 그 시간에 쓰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전화위복이었다.

과찬을 받다

무엇보다도 특기할 일은 편집자로 수고해 주셨던 강신억 목사님은 엘에이에서 새벽 3시반에 떠나서 우리 교회 예배를 드리고 오후 3시까지 기다리는 수고를 해주셨다. 하루밤도 안 쉬고 끝나고 그 길로 돌아가시는 수고. 그리고 한 순서를 맡아 글쓰기, 책읽기에 대한 수준높은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그 말씀 중에 지금 강의 하시는 글쓰기 강좌에 지난 학기에는 장영희 교수와 김형석 교수의 책을 가지고 강의를 하셨는데 이번 학기에는 '피닉스의 작은 샘'을 가지고 강의를 하신다는 엄청난 이야기를 하시는 게 아닌가! 별 손색이 없다고 까지 하셨다. 나는 내 귀를 의심할 정도로 감사한 마음이 되어 어쩔 줄 몰랐다. 이런 분수넘는 이야기를 들어도 좋을까? 근심이 된 것. 내 여동생은 전해준 이야기를 듣고 대번에 "그 정도 아닌데 잘못 생각하지 말라"는 충고를 주었고 코리아 포스트 신문에도 그 이야기는 내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동의 하지 않으신 모양이었다. ㅎㅎㅎ 나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어찌되었든 목사님의 이 말씀으로 잠들어 있던, 책을 읽고 싶은 영혼들이 깨어난 것 같다. 목사님 자신도 이미 드리고 왔던 15권을 다 나누었다고 하시면서 5권을 돈을 내고 더 사가지고 가셨으니 어찌 다 감사할까? 

 

최고의 배역들

최 집사님은 책소개/ 작품 낭독 시간에 "내 인생은 코메디"(수필) "하나뿐이 없는 남편"(시)를 자연스러운 톤으로 낭독해 주었다. 오 집사님은 박은희 친구의 축하의 글을 뛰어난 감성으로 대독, 주목을 받았고 박 권사님은 아홉 사람의 짧은 소감 모음을 똑독한 음성으로 차분하게 대독하셨고 책을 여러권 사서 친구들에게 부치셨다. 얼마나 고마운지! 이 집사님은 넬라 판타지아 곡을 색소폰으로 연주하는 순서를 맡으셨는데 악기 준비하는 동안 순서지에 있는 그 가사 말을 다 같이 읽도록 하었다. 그 가사를 생각하면서 연주를 들으니 더욱 감동이 되었고. 언제나 그의 연주는 가히 일품이다. 집에서 날마다 하루종일 음악과 사신다는 분이니 프로 이상일 수밖에. 내가 이 모든 순서를 준비하는 동안 수도없이 듣고 또 들은 "넬라 판타지아"와 "주님이 일하십니다" 아마 이 두곡으로 품격이 높았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세개의 시와 함께. 이 삭막한 세상에 황홀한 음악과 아름다운 시가 있는 건 얼마나 다행한 일일까!

 

휴~ 끝으로....

에필로그 순서가 되었다. 나는 두달동안 기침을 해 댔었기 때문에 목소리가 거칠고 마이크도 무언가 깨끗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방구똥구 이야기와 최불암 웃음운동 이야기로 웃겨드리니 딱딱하기 쉬운 스피치에 신선함을 불어 넣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분은 마치 부흥회를 온것 같다며 좋았다고 해주셨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에필로그 글을 수십번 읽어 보셨다고 하는 분도 계시다. 그 전날 마지막 판에 다시 한번 내용을 훓어보니 무언가 만족스럽지 못하여 다시 고쳐 쓰게 될 때의 마음 졸이던 초조함. 갑자기 가방을 어디둔지 모르고 찾아다니고, 쏄폰을 어디둔지 모르고 찾아다니고 우왕좌왕 시간만 없애고 힘들었는데 무사히 다 끝이 나다니 휴~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벌써 지난 주일날 이 일이 끝이 났는데 시간을 잘못 알고 나중 오신 네 명과오늘도 또 2명이 날짜가 바뀐지 모르고 교회 오셨다는 전화를 해 주셔서 얼마나 죄송스러운지!

 

뒷풀이 잔치

큰 딸 가족과 큰 아들이 시간변경으로 한 주 지난 이번 주말에 왔는데 내일은 큰딸이 음식을 해서 뒷풀이 잔치를 해준다고 수고한 사람들을 초대하였다. 이제 이 일만 끝나면 모든 순서가 완성되고 남은 책만 처리하면 그만이다. 그동안 10권씩을 사준 분들이 15명, 5권씩을 사주신 분들이 12분이나 있어서 쉽게 650권이나 처리하였다. 오늘도 식품점에서 만난 분이 이미 가져가신 2권 외에 5권을 더 주문 하시겠다고 하니 얼마나 감사하였는지 모른다. 주님의 은혜 아니면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어떤 분은 날마다 "피닉스의 작은 책"을 성경책 읽은 후에 읽으신다고 해주시고 어떤 분은 벌써 금방 다 읽고 또 다시 읽으신다고 해주신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가? 주님 은혜! 주님이 일하신다!!!! 달리는 설명할 도리가 없다.  여러 착한분들을 통해 주님의 마음이 전달되고 그때마다 느끼는 감격! 여러권을 사서 선물 혹은 전도용으로 쓰신다는 분들이 많아서 이러다가 재판을 찍어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그랬으면 하며 설레는 마음이다. 요즈음은 책이 안 팔려서 재판을 찍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들었는데 불가능도 가끔은 가능이 되면 재미있지 않겠는가! 주님의 은혜로!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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