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들이 미니투어인 아리조나의 캑터스 투어로 몰리고 있다.
피닉스 인근에서만 대회가 열려 캑터스 투어라 부른다.
올시즌 LPGA 투어 신인인 헤일리 무어(미국)가 캑터스 투어 시즌 12번째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었다.
무어는 3일 아리조나주 선시티의 선시티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대회에서 3라운드 합계 13언더파를 쳐 우승했다.
지난 6차례 캑터스 투어 대회에서 LPGA투어 현역 선수가 우승한 것은 벌써 세 번째다.
무어에 앞서 7차 대회에서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10차 대회에서는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등까지 정상급 LPGA 선수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전 세계 스포츠를 마비시킨 코로나19가 만든 진풍경이다.
캑터스 투어를 메이저리그 야구 레벨로 보면 싱글A, 더블A 수준이다.
LPGA투어는 빅리그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에 LPGA 투어가 중단됨에 따라 뛸 곳이 사라진 LPGA 선수들이 캑터스 투어를 찾고 있다.
무어는 "투어가 중단된 마당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지 않나"며 캑터스 투어에 출전한 이유를 밝혔다.
캑터스 투어는 출전 선수들로부터 참가비 550달러를 받아 대회 운영비를 쓰고, 출전 선수 수에 따라 상금 규모가 달라지는 소규모 대회다.
올해 최고 상금은 4000달러였다.
캑터스 투어는 LPGA 투어와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에게 경쟁 무대를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정규대회 대부분은 컷없이 54홀로 치러져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남자부 미니투어는 아웃로 투어로 불린다.
더그 듀시 주지사가 골프를 필수 사업체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아리조나 주민들은 코로나19 사태에 관계 없이 계속 골프를 즐길 수 있고 캑터스 투어 역시 유지될 수 있는 탓에 오히려 큰 관심을 받으며 흥행 중이다.
대회는 중계와 관중없이 치러지며,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선수들의 카트 소독은 물론, 카트 개인 이용, 악수 금지 등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올해 30개 대회를 예정하고 있는 캑터스 투어에서 LPGA 선수들을 더 자주 볼 가능성이 높다.
LPGA투어는 5월 중순까지 일정을 보류한 상태고, 시메트라 투어도 5∼6월 예정된 5개 대회를 추가 연기하면서 대회 공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LPGA 선수들의 참가로 인해 정작 캑터스 투어에서 경험을 쌓을 선수에게 기회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마이크 완 LPGA투어 커미셔너는 "투어 재개 계획 3가지를 놓고 검토 중"이라면서 빠르면 다음 달, 그리고 7월 중순, 9월 중순까지 세 가지 시나리오로 시즌 대비책을 세우고 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