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각] 새벽마다 만나는 아름다운 사람 -이인선

by admin posted May 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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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사님...귀한 음식을 함께 나눠 주시는 권사님의 손길에 아침부터 큰 은혜와 행복을 느낍니다. 이리 챙겨 주시고 함께 나눠 주심에 감사드려요~~~ 복된 하루 되세요!(R)

- 전도사님 정성스러운 어머니날 꽃들에 감사합니다. 날마다 전도사님 모습만도 늘 감사합니다. 그게 조금 싱겁게 되었으니 소금으로 간 맞춰 비벼 먹으면 밥도둑이에요. 사랑해요!(나)

- 권사님 밥 도둑이 맞습니다!! 집에 오자 마자 밥에 얹어 먹어 봤는데 정말 맛있어요! 권사님은 귀한 마음에 글도 잘 쓰시고 그림도 잘 그리시고 음식까지도 너무 잘 하시네요~~~(R)

................................

오늘 아침 전도사님과 카톡을 주고받은 내용입니다.

내가 답글로 쓰고 싶은 말은 맛있게 먹어줘서 고맙다는 말부터 하고, 글도 잘 쓴다는 칭찬은 글쎄, 하도 써 대니까 절반만 접수하고 그림을 잘 그린다는 말은 전혀 접수할 수가 없고... 왜냐하면 지금은 전혀 그리지 않고 있으니까.

그런데 음식까지도 너무 잘 한다는 말은 하나도 안 맞는 말이라는 것. 왜냐하면 나도 물론 하면 잘하지만(헤헤) 열심히 안 하니까 오히려 야단맞아 싼 사람이라는 것. 요즈음이야 누구든지 인터넷 덕분에 별별 음식도 잘 따라 하면 갑자기 일류 쉐프 뺨치게 만들어 내는 세대에 음식 잘하려면 첫째도 부지런, 둘째도 부지런해야 하고 식구들 섬기는 겸손한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글쎄, 나는 대강 먹어도 행복한 사람이라 거리가 멀거든요.~~

그 칭찬은 받을 사람 따로 있잖아요? 우리 고모... 언제나 풍성하게 만들어 남들과 나눠 먹는 못 말리는 고모... ㅎㅎㅎ 나는 옆에서 얻어먹는 것만 잘하니 이런 이야기는 영 소화가 안되서리.

아무튼 이런 변명을 여기다 늘어 놓으려는 것이 아니라 R 전도사님의 사랑스러움을 이야기해 보고 싶은 것이에요.

그녀는 아직 한참 젊고 예뻐요. 우리 늙은이들을 상대해 주기 어려울 만큼 잘 나가는 사람이에요.

근데 이 귀품 있는 사람을 저는 일주일에 닷새, 새벽마다 만난답니다. 물론 거리두기를 실천하느라 멀리서 손 흔들고 인사하는 것으로 대신하지요. 간절히 원하는 바 악수도, 허그도 하지 못하는 중이에요.

우리 교회 젊은 엄마인데 중고등부 자원 봉사자로 전도사 일을 감당하고 있는 귀한 분입니다. 그것도 치과의사 남편까지 신학공부를 시켜서 전도사를 만들고 함께 봉사하는 복된 간증의 사람이랍니다.

어릴 때 한국에서 이곳으로 유학을 와서 지극 정성 부모님의 보살핌으로 다 잘 마치고 이곳에 정착하여 아들 딸 낳고 교회의 지도자가 되기까지 순전히 올곧게 살아온 그녀의 모습. 그런 딸 둔 어머니는 얼마나 자랑스러울까요?  

요즈음 코로나 사태에 새벽기도 모임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우리들보다도 더 일찍 교회에 나와 한 시간씩 운동장을 돌며 기도하고 있는 그녀를 교회 마당에 들어서면 볼 수 있는 아침마다 너무 눈부십니다. 모두가 게으름 피워서 안 그래도 누가 뭐라지 않는데... 눈물 날 정도로 고마운거죠.

교회의 위기 속에 이런 젊은이 열명만 더 있었으면!!!!!

일주일에 한번씩은 차례에 따라 새벽 설교 말씀을 올리는 그녀의 음성은 차분하고 정겹습니다.

정성을 다한 말씀에 감동을 받는다고 사람들 마다 이야기한답니다.

최근 교우 중에 한 분이 갑자기 젊은 남편과 암으로 사별을 하게 되었는데 청천벽력처럼 외롭고 힘들어진 그분을 위해 수도 없이 심방하고 먹을 것도 살펴주고, 심지어 가끔 잠도 같이 자고 오는 모습을 내게 들켰었어요. 장례식까지, 또 모든 후속 절차도 철저히 돌봐 준 그녀... 글쎄, 이 코로나 사태 와중에 말이에요. 

이런 친구를 가지고 있는 그분은 참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요?

그렇게나 힘들 때 좋은 친구를 곁에 있게 해주신 주님의 위로. 미안한 주님의 마음이 그녀를 통해 나타나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지난 주 토요일엔 80세 노인들 어머니날 선물 이야기를 어쩌다 하게 되었는데 자원하여 딜리버리를 해준다고 나서는 마음씨. 황송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것만도 감사한데 그 위에 카네이션까지 준비해 준다고 스스로 제안하니 말로 다 할 수없이 얼마나 고맙고도 고마웠는지요!

그래서 나는 십년만에 고추 졸임을 할 때 조금 많이 하여 새벽기도 식구들께 조금씩 나눠주며 그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죠.

무슨 이야기든지 전적으로 듣고 응답하는 우리 전도사님의 그 복되고 사랑스러운 마음, 

그 마음 평생 간직하며 이쁘게 살아주기를 축복하고 또 축복하는 아침입니다.

주님, 그녀를 통하여 영광 받으소서!!!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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