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모내기 하는 날 -아이린 우

by admin posted Jun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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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때던 부지깽이도 거든다  망종이 되면

농촌은 보리 베기와 모내기가 물려

눈코 뜰 새 없어진다

 

"--- 얼럴--- 러 상사디야

서 마지기 논빼미가 반달만큼 남았네 "

주고받는 모내기 소리 한마당이 한참 신명 날 때쯤이면

커다란 함지박 가득 새참을 머리에 인 아낙네와

주전자를 든 아이가 논둑길에 나타나고

못줄을 잡던 동네 아이들은

제일 먼저 새참 바구니로 달려든다

 

새참 이래야 얼갈이김치 돼지비게가 둥둥 뜬 고추장찌개 정도였지만

막걸리 한 잔의 여유로 뿌듯했었다

 

그나마

보리 개떡이라도 눈에  띄면

아이들의 손은 잽싸게 움직였다

 

그 시절 아이들의 봄철 간식이라면

참꽃 아카시아꽃 밀청대 찔레새순 오디 산딸기 같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 있었다

 

이웃들의 품앗이 덕으로

모심기가 끝나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한솥밥을 먹는다

아침 새참 점심 새참 아침 점심 저녁

다섯 끼를 준비한 아낙네의

고된 하루도

그제서야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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