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5일에 이어 6월 23일(화) 아리조나주를 또다시 찾아 국경지역을 둘러보고 피닉스에서 유세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는 이날 오전 11시경 유마공항에 도착한 뒤 새로운 국경장벽이 건설된 산 루이스로 이동했다.
그가 국경지역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그는 당시 장벽 조각에 사인하기 위해 샌디에이고를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그 듀시 아리조나 주지사, 마사 맥샐리 연방상원의원, 데비 레스코 연방하원의원 등을 대동한 가운데 현장 방문에서 '강력한 새로운 장벽'이 완공된 것을 자축하며 자신의 업적을 한껏 홍보했다.
그는 "우리 행정부는 미 역사상 어느 정권보다도 남쪽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해 왔다"며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국경장벽"이라고 강조했다.
미 남부 국경 안보 확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운동 구호 중 하나다.
그는 불법 이민을 단속하고 막기 위해 거대한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거듭 공약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을 둘러본 뒤 길이가 200마일에 달하는 장벽 명판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수비대와의 회합에서 "올 연말까지 450마일의 장벽을 완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즈는 "트럼프 대통령은 '크고, 아름다운 벽' 건설을 다시 한 번 과장하고 이민자들에 대한 폭력적인 정책을 과시했다"며 "반이민정책을 재차 강조하면서 맥이 빠진 재선 운동을 전환하려고 했다"고 비꼬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벽(Wall)이라 부르는 철의 펜스(iron fence) 완성구간 약 200마일 중 새로 지은 것은 3마일 분량이고, 나머지는 기존에 있던 낡은 것을 다시 설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행기편으로 오후 2시 반경 피닉스에 도착한 뒤 유세가 열리는 케이브 크릭의 드림시티 교회로 향했다.
'트럼프를 위한 학생들의 모임'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유세에는 젊은 공화당원 수백명이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급진 좌파에 무릎 꿇기를 거부하고 미국을 위해 당당히 일어선 애국적인 젊은 미국인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이는 인종차별 반대시위에 대해 "이는 평화 정치 운동이 아니다. 전체주의자나 독재자, 우리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의 행동이다"라고 비판했다.
전날 워싱턴DC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백악관 앞 라파예트 광장에 있는 앤드루 잭슨 7대 대통령 동상을 철거하려다 경찰에 해산된 것 등을 언급하며 시위대를 비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의 역사를 증오한다. 그들은 우리의 가치를 증오하고 미국인으로서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증오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좌파 깡패들에게 굴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또 다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쿵 플루(Kung flu)'라고 칭했다.
'쿵 플루'는 코로나 팬데믹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주장이 담긴 단어인데, 이는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피닉스에서 그는 "나는 그것에 19개 내지 20개의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쿵 플루' 등을 언급했다.
트럼프가 '쿵 플루'라고 말하는 순간 관중석에선 환호가 터져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비드19에서 '19'은 대체 뭔가. 몇몇 사람들은 19이 뭔지 모른다. 이상한 이름"이라며 "사람들은 이를 중국의 독감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나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다.
민주당 소속 피닉스 시장이 유세가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써야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거부했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 2016년 대선 때 아리조나주에서 힘겹게 승리했다.
이번에도 민주당 대선 후보 바이든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나와 지지 기반을 확실히 다진다는 의미에서 한 달 반만에 아리조나를 재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아리조나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가 5만명이 넘고 사망자도 1300명이나 되는 시점에 피닉스에서 유세를 펼치는 트럼프 측에 '무모한 짓'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