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문] 한 시대의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 -윤원환 목사

by admin posted Jul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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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의 의미>

스테판 말테르는 그의 책 <조지 오웰,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의 의미>에서 조지 오웰(George Orwell)에 대해서 작가 당대의 시대정신의 본질을 치열하게 분석하고 불편한 진실을 과감하게 드러냈던 진정한 ‘시대의 작가’로 묘사했다. <동물 농장>과 <1984>를 통해서 권위주의적 전체주의 사회의 근본적 모순과 부조리를 통렬하게 비판했던 조지 오웰의 작가정신은 21세기 난무하는 반기독교적 시대정신의 환경에 둘러싸인 그리스도인의 존재이유를 새삼 일깨운다.   

 

<중간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의미>

바울 사도가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깨어 정신을 차리라’(살전5:6)고 권면하는 근본 이유는 다가올 주님의 재림으로 완설될 ‘구원에 대한 소망’(살전 5:8)을 더욱 열망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런 미래적 구원의 완성을 소망하는 중간 시기에 성도가 행해야 할 일은 ‘’믿음과 사랑의 흉배를 붙이고 구원의 소망의 투구를 써야’ 할 것(살전5:8) 과 더불어 ‘피차 권면하고 피차 덕을 세워야’ 할 것(살전 5:11)이었다. 

 

이와같은 ‘중간시대’를 사는 성도를 향한 바울 사도의 권면을 염두에 두면서 필자는 올해 조국 대한민국 6.25 전쟁 참상의 70주년을 묵상하면서  우리 시대 점증하는 대표적인 정치 사조들은 무엇이며 이것의 본질과 그 파급효과가 성경적 그리스도인들에게 미칠 지대한 영향력을 생각해 보고자 하는데 그 중심 대상은 바로 우리 시대 새롭게 대두되는 전체주의의 망령의 회귀 조짐에 관한 것이다.

 

<양극단의 독재적 전체주의의 태동>

18세기 영국 산업혁명의 성공은 그 이후 서구 열강들로 하여금 자국밖의 제3세계 영역점령 경영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게 만들었고 이런 제국주의적 팽창시대의 대립과 충돌은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 요인이 되었다.

 

이와같은 전쟁의 후과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초래하였고 여기서 미국은 뉴딜 정책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면 영국과 프랑스는 그동안 확보해놓은 제3세계 피식민 국가들과의 상호무역으로 경제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반면에 이와같은 기회를 갖지 못했던 독일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은 3각 동맹을 맺고 전쟁을 통해서 국가적 위기를 돌파하려고 모색했던 바 그것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 발발의 요인일 것이다. 

    

사실 제1차 세계대전은 그 이후 세계에 두가지 극단적 전체주의 대두의 정치-경제적 환경을 제공했다. 하나는 이탈리아 독일 그리고 일본으로 대변되는 극우 파시즘적 전체주의의 등장이요, 다른 하나는 러시아 중국 큐바 그리고 북한으로 대변되는 극좌 공산주의적 전체주의의 대두가 그것이다. 여기서 상대적으로 더욱 부각되고 주목을 받은 체제는 극우 파시즘적 전체주의로서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중심의 파시즘, 독일의 히틀러 중심의 나치즘, 그리고 일본의 천황중심 군국주의 파시즘으로서 이들은 1930-40년대의 절정을 지나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으로 사실상 소멸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극우 파시즘적 전체주의의 세력에 눌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그 세계적 영향력이 나중에 발휘된 극좌 공산주의적 전체주의는 오히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소 냉전시대를 거쳐 1991년 12월 소련의 헤체기 까지 세계를 두개의 전혀 다른 이념전쟁의 진영으로 몰아넣었던 것을 우리는 잘 기억한다. 그리고 이 기간 소련과 중국에서는 수백만에서 수천만명에 이르는 무고한 생명이 숙청당하거나 처형당한 끔찍한 반인권적인 행태를 보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1991년 극적인 소련의 해체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제 세계 공산주의 이념 및 체제로 대변된 독재적 전체주의의 종언을 고하는 것으로 여겨졌고 그 이후 세계는 자유 민주주의에 기반한 자본주의의 세계화 확장과 정립을 가져오는 것으로 낙관하게되었다. 이것은 1992년 <역사의 끝과 마지막 사람>을 쓴 정치학자 프란시스 푸쿠야마(Francis Fukuyama)의 글에 잘 나타나 있다: “미래는 경제적 기술적 혹은 사회적 전조들이 제시하는 것 보다 더욱 많이 개방적인 것이 될 것이다.”(354쪽). 

 

하지만 21세기 들어 우리는 푸쿠야마의 진단이 순진한 낙관론이며 오히려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자본주의 체계는 그 소득 불균형에 의한 사회 양극화 그리고 진보와 보수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으로 인하여 전통적인 자유-민주주의의 퇴조와 변질 현상에 노출되어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반대로 1991년 소련의 해체로 사라지거나 퇴조할 것으로 여겨졌던 공산-사회주의적 귄위주의는 2018년 중국 시진핑의 등극, 러시아 푸틴의 재집권 현상이 예고하듯이 이들나라와 더불어 동조하는 세력들(북한 베트남 등)과 더불어 새로운 좌파적 독재 전체주의로 회귀하는 조짐을 보여 준다. 

 

<한 시대를 치열하게 그리스도인으로 살 이유>

이런 일련의 국제 정치역학의 변화에 대해서 그리스도인들이 주목하고 관심을 가질 이유는 1930-40년대 세계를 극우적 파시스트 전체주의로 몰고가려고 했던 이탈리아 독일 그리고 일본의 파시즘은 주변 국가들에 대한 침공과 함께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들인 인권과 자유와 평화를 억압하고 파괴하는 반동적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피해를 입은 대상은 바로 성경적인 기독교 신앙을 파수하려는 신앙인들이었으니 나치즘에 반대한 독일 고백교인들의 수난과 순교, 일본 천황주의에 의한 신사참배 강요정책에 목숨으로 저항했던 신사 불참배 운동가들의 체포와 구금 그리고 고문과 순교 등을 우리는 잊을 수가 없다.

 

이런 가슴아픈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우리시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이념적으로 이들과 동조하는 세력들에게서 새롭게 대두되는 새로운 형태의 독재 전체주의의 회귀 조짐에 우리가 예의 주시할 이유는 이런 호전적 그리고 반민주적 국가들과 동조세력들이 주변국가를 무력적으로 침공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체제를 억압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을 지극히 우려함에서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시대의 정치적 그리고 정신적 사조의 흐름에 민감하게 주목하고 분석하며 성경에 기초한 가장 소중한 가치들이 손상당하지 않도록 민족과 민족교회를 끌어안고 하나님께 중보기도하며 동일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 이것이 한 시대를 치열하게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일 것이다. 

 

<치열하게 지켜내야 할 보편적 가치들>

 

그러면 성경적 그리스도인들이 치열하게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보편적 가치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 것인가? 그것은 만인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고귀한 인격으로서 개인의 존재가치는 전체이념에 앞서 항상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인권의 가치), 자유로운 생각과 자유로운 토론이 마련된 열린사회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언론 자유의 가치), 비효율적이며 덜 일사분란해 보여도 다양한 의견 청취와 인내속에 합의를 도출해 내는 자유-민주주의적 의사 결정을 존중하는 것(합의도출), 그리고 성경적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서 있는 시대가 반 성경적이며 반 자유-민주주의적 경향으로 기우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성경에 입각한 보편적 고귀한 가치들(자유 인권 행복 등)을 계속해서 보존하도록 시대를 선도할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다(시대의 향도). 끝으로 <1984> 책의 저자 조지 오웰의 일갈을 인용함으로써 이 글을 맺는다: “그런 일[독재적 전체주의의 승리]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마라. 그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 윤원환(목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장로교회. 프로비던스 대학교 신학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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