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문] 16세기 교회개혁 운동이 21세기 지상교회에게 요구하는 것 -윤원환 목사

by admin posted Oct 3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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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스탄트 교회 개혁운동 513주년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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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6세기 교회 개혁운동의 의의

 1517년 독일 교회개혁 운동가 마르틴 루터의 용기있는 저항신앙 운동으로 시작된 서방 유럽 교회 개혁운동은 단순히 그 당대 교회의 교리적 및 제도적 변혁에 머문 것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그리고 문화에 이르기 까지 총제적인 변혁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사가 롤랜드 베인튼이나 윌리엄 스티븐슨이 일갈한 대로 16세기 교회개혁 운동의 본질은 ‘종교적 갱신운동’이었다.

 

 교회사가 해리스 하비슨에 의하면 마르틴 루터의 교회개혁운동의 도화선은 그가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있던 4가지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얻은 것에 있었다고 분석한다. 첫째는 사람은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해서 그는 사람은 하나님앞에서 자신의 행위로써가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안에서 이루어진 구원의 은총을 믿음으로 가능함을 발견했다. 두번째 질문은 사람이 그것때문에 살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는 절대적인 권위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루터는 사람은 오직 하나님의 절대적인 진리의 말씀인 신구약 성경이 궁극적 권위이며 교회의 권위와 전통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복하여야 할 이차적인 권위임을 천명한 것이다. 세번째 질문인 참된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루터는 교회는 하나님을 믿는 성도의 공동체로서 모든 성도는 하나님앞에서 동일한 영적 제사장이기 때문에 동등하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권세와 동등하게 하나님을 위한 일을 행할 수 있다는 ‘만인 제사장의 원리’를 천명한 것이다. 네번째 질문인 성도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루터는 성도의 삶은 교회안에서의 활동만 아니라 교회밖 세상에서의 모든 활동도 하나님을 섬기는 의미있는 활동임을 천명한 것이다.

 

2. 프로테스탄트 교회개혁운동의 공헌

 새로운 사상은 세계관을 바꾸고 변화된 세계관은 삶의 양식을 바꾼다고 할 때 ‘오직 성경’’오직 은총’ ‘오직 믿음’의 교회개혁운동 3대 기치는 그 이후 서방 유럽교회와 세계 교회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첫째로 신구약 성경만이 신자의 믿음과 삶을 규율하는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권위임을 천명한 것은 그동안 성경과 동등한 권위로 주창된 교회의 권위와 전통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즉 교회의 권위와 교리적 그리고 제도적 전통은 그 자체가 완전하거나 절대적인 것이 아니므로 그 연약성과 더불어 불완전성을 늘 인식하고 참된 진리를 향하여 부단한 자기갱신의 자세를 가져야 함을 각성하게 해 주었다. 

 

둘째로, 주후 4세기부터 로마제국은 국가와 교회가 일치된 ‘기독교 왕국’ 체제로 전환되었는데 그런 체제를 물려받은 서방 유럽 사회는 16세기까지 하나의 국가에는 오직 하나의 교회체제만을 인정해 왔고 그것은 곧 로마 카톨릭 교회였다. 이런 기독교 왕국 체제에서 이제 루터란, 개혁주의, 그리고 재침례파로 정립된 프로테스탄트 교회들의 출현과 합법적인 인정은 기독교 왕국체제의 점진적인 해체와 더불어 주후 4세기 이전의 상황인 국가와 교회의 분리 상태로 환원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셋째로, 신자의 신앙과 삶의 절대적인 표준이며 권위로서의 신구약 성경에 대한 신념은 이제 그런 권위에 위반되거나 그런 신념을 억압하고 방해하는 모든 종류의 사상이나 체제에 대해서 건강하게 저항할 수 있는 신자의 양심의 권리를 확보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서방 사회가 여타 다른 권위주의와 억압적 사회에 비해서 개인의 존재가치와 투명하고 활발한 의사소통을 존중하고 고양하는 대중 민주주의가 발달한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16세기 교회개혁운동의 열매는 그동안 동양의 이슬람 ‘문명 단층선’(cultural fault-line)에 의하여 동양에로의 진출이 가로막혔던 서방 유럽 두개의 기독교적 세력인 로마 카톨릭 새력과 프로테스탄트 세력이 대서양 해로를 통해서 신대륙과 동양을 향한 열방 선교의 신기원을 이룬 것에 있다. 이것은 서방 유럽 세력이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종언때까지 450여년간 국제 정치역학의 주도권과 더불어 기독교 열방 선교의 주도권을 장악한 것을 의미한다.   

 

3. 16세기 개신교 교회개혁운동이 21세기 지상교회에게 요청하는 것: 미완의 교회개혁 과제

 제2차 세계대전의 종언과 그동안 서구 제국주의 열강에게 식민통치를 받았던 피식민지 국가들의 독립은 서방 유럽 교회들의 제3세계 교회들에 대한 주도권의 상실과 더불어 제3세계 교회들의 주도권 부상을 가져왔다. 

 

 이제 우리는 동서양 진영의 모든 교회들이 협력하고 상생하면서 주님의 지상명령인 열방선교의 마지막 단계를 완수할 사명을 받았다. 이와같은 시대 16세기 교회 개혁운동의 정신은 오늘 우리에게 어떤 교회 개혁의 과제를 요청하는가?    

 

 첫째로 지상교회는 끊임없이 성경 진리의 진정성을 붙들어야 하고 그와 동시에 늘 새롭게 변화하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그런 상황에 적절한 복음의 적용이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명심할 것은 그 어떤 새롭게 대두되는 상황도 그것이 성경을 새롭게 바라보는 촉매제 역할은 할 수 있지만 그 상황이 절대적 권위를 가지고 오히려 성경 본문을 자의로 해석하고 재단하는 상황으로 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둘째로 16세기 교회 개혁운동은 더욱 철저하게 21세기 지상교회가 교회관에 대한 완전한 개혁을 이룰 것을 요청한다. 주후 4세기 부터 서방 교회는 국가와 교회가 일치된 기독교 왕국 체제 혹은 패러다임이 고착되어 왔고 그런 패러다임을 제3세계에 전수해 왔다. 그 결과 오늘 우리에게 아직도 교회와 목회를 바라볼 때 기독교 왕국적 패러다임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경향이 남아있음이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는 이제 주후 4세기 이전의 국가와 교회가 긴장관계속에 있었던 그 상황의 관점에서 성경을 재조명하고 세상속에 있기는 하지만 국가나 세상과 분리된 초월적 관점에서 자신의 존재본질과 사명을 재정립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로 교회는 세상(국가)속에 있으나 세상(국가)과 분리된 신자의 공동체라는 교회관은 이제 교회를 위한 목회는 직업이 아니라 자발적인 봉사라는 새로운 목회관을 정립하기를 요구한다. 이것은 이제 전문 목회자들 마저도 자신의 생활은 자신의 직업을 통해 해결하고 교회 목회는 자발적인 봉사로 섬길 것을 요구함을 의미한다. 이것이 우리시대 새롭게 대두되는 ‘자립형 목회 모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구약 성경의 절대적 권위에 대한 고백은 루터가 주창한대로 오늘 우리 시대 신자들에게100% ‘만인 제사장의 원리’가 철저하게 실현될 것을 요구한다. 즉 모든 신자는 동등하게 하나님앞에 나아갈 수 있는 영적 제사장들이며 동시에 하나님과 교회와 세상을 위한 섬김의 사역에서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는다. 그러므로 이런 영적 제사장의 원리가 구현되려면 교회는 교회 지도자와 교우간의 완전 수평적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할 것이며 투명한 쌍방간의 의사소통의 통로가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16세기 교회개혁가들이 공통으로 동의했던 신념인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논지는 지금도 유효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이고 무흠하나 교회는 늘 연약함과 불완전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 윤원환(목사.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장로교회. 프로비던스 대학교 신학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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