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주 영국 대사 자리에 고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66) 여사를 기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매케인 여사는 11·3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고 정권 인수팀에도 합류하는 등 '반 트럼프' 행보를 보였다.
1948년 이후 공화당 텃밭이던 아리조나주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하고, 정권을 잡는 발판을 마련한 인물로 미 정치권·언론은 평가한 바 있다.
바이든 당선인 측 관계자는 "그 자리(영국 대사)는 그녀가 원한다면 그녀의 것"이라며 "그녀가 아리조나주에서 승리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매케인 여사는 친 영국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매케인 여사는 공화당 대선후보까지 지낸 남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아리조나주를 대표한 정치인이었던 만큼 평생 공화당원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 통치 스타일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을 지지했다. 아리조나주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누른 건 역사적인 승리로, 매케인 여사의 도움이 작용한 걸로 풀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매케인 상원의원을 향해 "포로로 잡혔기 때문에 전쟁 영웅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비하했다. 매케인 상원의원이 암으로 2018년 사망했지만, '아리조나의 아들'로 여겨지는 인물이어서 지역 민심에 좋지 않게 작용했다.
대선 당일 밤 폭스뉴스가 아리조나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할 걸로 예측하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매케인 여사는 대선이 끝난 뒤 지난 7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남편이 살아 있다면 미국을 위한 최선은 바로 바이든이라고 했을 것"이라며 "바이든은 단지 민주당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생전에 소속당은 달랐지만 바이든 당선인과 막역한 사이였다.
더 타임스는 영국대사엔 매케인 여사 외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유럽연합(EU) 대사를 지낸 토니 가드너 전 대사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