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 증시에서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를 둔 아날로그 반도체 전문 제조업체인 '온세미컨덕터'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온세미컨덕터는 자동차·통신·산업용 반도체를 주로 생산한다.
지난달 1일 3분기(7~9월) 호실적을 발표한 후에도 성장 기대감이 이어지며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34% 넘게 오르는 등 차량용 반도체 업체 가운데 독보적인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목표가 상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11월 15일 기준으로 뉴욕 증시에서 온세미컨덕터 주가는 전날보다 1.02% 올라 1주당 59.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준 최근 한 달 새 주가는 34.06% 뛰었다.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3.63% 오른 것에 비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온세미컨덕터는 차량용 반도체와 통신 반도체 외에 우주항공·의료·가전 등 각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걸쳐 다양한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한다.
반도체 솔루션 서비스도 하고 있다.
솔루션이란 특정 상황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거나 사용자 수요를 충족해주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아우르는 산업 용어다.
3분기 온세미컨덕터 매출은 1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났다.
3분기 주당순이익(EPS·비일반 회계기준)은 0.87달러다.
이는 회사가 제시한 목표치(매출 16억6000만~17억6000만달러·EPS 0.68~0.80달러)와 팩트셋 집계 월가 예상치(매출 17억1000만달러·EPS 0.74달러)를 넘어선 성적이다.
회사 주가가 오른 것은 실적도 실적이지만 미래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하산 알-코우리 온세미컨덕터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회에서 "세계 경제가 빠르게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영향으로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 수요가 강력하다"면서 "올해 4분기(10~12월) 매출은 17억4000만~18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이고 EPS는 0.89~1.01달러가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타드 트렌트 온세미컨덕터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예약 주문 추세를 보면 내년에도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공급을 계속 늘리고 추가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업체들과 협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기대감을 안고 월가에서도 목표주가를 올리는 분위기다.
11월 초 파이퍼샌들러증권은 온세미컨덕터에 대해 '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하면서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56달러에서 75달러로 높여 잡았다.
매출 총이익 증가 상당 부분이 회사의 자체적인 운영 개선에 따른 것이라는 점, 전기차용 반도체 시장이 내년에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한 결과다.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온세미컨덕터에 대해 '중립'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42달러에서 58달러로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55달러에서 62달러로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60달러에서 70달러로 올렸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매도' 의견을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를 45달러에서 52달러로 올렸다.
온세미컨덕터에 대해 투자 의견을 낸 월가 전문가 30명 중 절반 이상인 20명이 '매수' 의견이고 8명은 '중립'이다.
'매도' 의견은 2명뿐이다.
이들이 낸 목표주가는 50~75달러이며 중앙값은 64달러다.
월가에서는 온세미컨덕터가 자회사 퀀테나 커뮤니케이션스를 매각할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10월 23일 블룸버그는 온세미컨덕터가 2019년 10억달러에 인수한 와이파이 반도체 기업 퀀테나 커뮤니케이션스를 같은 가격에 되팔지를 검토 중이라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한 바 있다.
온세미컨덕터는 1999년 모토롤라에서 분리된 후 2000년에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어 2016년 회사는 '미국 반도체 기업의 아버지' 격인 페어차일드를 현금 24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확장세를 키웠다.
페어차일드는 세계 최초로 집적회로를 상용화한 반도체 기업으로, 이곳에서 일하던 제리 샌더스가 AMD를 설립했고,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가 인텔을 창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