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마 카운티 셰리프국 경찰인 60대 남성이 메르세데스-벤츠사의 소프트 클로징 기능 오작동으로 손가락이 잘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프트 클로징은 차 문이 자동으로 닫히도록 해주는 편의기능이다.
소형 기계식 모터를 사용해 프레임과 접촉하면 도어가 닫히게끔 한다.
하지만 편리한만큼 뜻하지 않은 사고도 발생한다.
자동차 리뷰 사이트 카컴플레인츠(CarComplaints)에 따르면 리처드 카스티거(66)는 작년 10월, 2020년형 메르세데스-벤츠 GLE 450의 소프트 클로징 기능 오작동으로 신체 일부의 상해를 당했다며 소송을 냈다.
카스티거는 2021년 9월 투산 메르세데스-벤츠 매장에서 8만7000달러 상당의 GLE 450 차량을 리스했다.
차량 리스 후 한 달 가량 뒤인 10월 8일, 외출을 마치고 들어온 카스티거는 거라지에 차를 주차시키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했다.
사고 시 그의 오른손 엄지손가락은 아직 차량 앞문 안쪽에 있는 상태였고 나머지 네 손가락은 차량 바깥 부분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차량 도어는 엄지손가락을 인식하지 못하며 닫혔고 점점 손가락을 압박해 끝내 일부가 절단되기에 이르렀다.
차량문이 자동으로 닫혀 그는 문을 열지도 못하고 절단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카스티거의 변호사는 설명했다.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환자의 오른쪽 엄지손가락 말단 부분을 접합하려고 시도했지만 이미 원상태로 되돌리기에는 너무 상태가 좋지 않았고 시간도 늦었다”라고 밝혔다.
변호사 에이비 코헨은 "피마 카운티 셰리프국 부국장인 카스티거가 이번 부상으로 총을 쏘거나 하는 등의 직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어 50만 달러의 임금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며 물컵을 쥐는 것, 샤워를 하는 행동 등 일상 모든 부문에서 큰 불편을 겪는 동시에 여전히 칼로 자르는 듯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에 메르세데스-벤츠사를 상대로 1500만달러 배상금을 요구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사고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소프트 클로징 도어 기능에 센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애물 센서가 없으면 이번 사고처럼 신체 부위가 손상될 위험이 있기 때문.
실제로 코헨 변호사는 고소장에서 보호 센서 기능이 없거나 위험 경고 기능이 없다면 회사가 소프트 클로징 기능을 마케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메르세데스-벤츠사의 소프트 클로징 기능 오작동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난 2011년부터 있어왔지만 회사는 이를 개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프트 클로징은 메르세데스-벤츠뿐만 아니라 재규어, BMW 등 여러 회사 고급 차량에도 탑재되어 있으며 지난 2017년엔 비슷한 사고가 BMW 차량에서 일어나 재판에 부쳐졌지만 기각된 바 있다.
한편 사고를 당한 카스티커 부국장은 2011년 6명이 사망한 개비 기포즈 아리조나 연방하원 대상 총격사건 조사팀의 책임자로 일하기도 했으며 투산지역의 순찰 및 특수기동대를 이끄는 리더로서 활약해왔다.
1979년 셰리프국 경관이 돼 40여년 이상을 현역으로 일해온 그는 "차량 매뉴얼 그 어디에서도 소프트 클로징과 관련한 경고문구는 찾을 수 없었다"며 "전기차 등 수많은 신차들이 나오는 요즘, 차량 편의기능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안전기능 문제에 차량 제조사들이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