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을 앓고 있는 19세 소년이 아리조나주에서 열린 100마일 울트라 마라톤 최연소 완주자가 됐다.
11일 ABC 뉴스에 따르면 지난 1월 16일 재크 베이츠는 아리조나주 굿이어 에스트렐라 산 지역 공원에서 열린 '콜드워터 럼블' 울트라 마라톤을 28시간6분36초 만에 완주하며 전체 38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선 앞에서 사람들이 양쪽에서 서로의 팔을 붙잡고 제가 지나가도록 ‘인간 터널’을 만든 걸 보고 정말로 기뻤어요.”
‘콜드워터 럼블’ 100마일 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만 19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완주자가 된 재크 베이츠는 CNN 인터뷰에서 완주 순간을 이렇게 떠올렸다.
이 대회는 고도 1만피트(3048m)의 산악 지역에서 열려 전문 마라토너들에게도 난이도가 높은 대회로 꼽힌다.
올해도 99명 중 33명이 완주에 실패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재크는 지난해 6월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엄마 라나에게 "20세 생일(2022년 3월) 전에 100마일 울트라 마라톤을 뛰고 싶다"고 말했다.
라나는 재크를 믿고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울트라 마라톤에 관한 책을 구입하고, 멘토와 코치도 영입했다.
재크는 7개월간 훈련하며 기록을 점차 늘려나갔다.
재크의 코치는 "함께 긴 거리를 여행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고,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자크는 내게 마음을 열었다"며 "마라톤 완주에 대해 더 깊이 얘기할수록 재크가 정말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재크는 "10대에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20살이 되기 전 하고 싶었다"며 "달리기는 나를 기분 좋게 한다"고 했다.
또 "100마일 완주는 정말 흥미진진하다"며 "멀리 가야 하고 끝까지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재크의 다음 목표는 할로윈 전 아리조나주 파운틴 힐에서 열리는 100마일 마라톤 완주이며 더 큰 목표는 250마일 울트라 마라톤 완주다.
라나는 "어려움이 있어도 자신의 열정을 추구하는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재크의 도전이 자폐증 아이의 부모에게 영감을 줄 거라고 했다.
이어 "아이들의 생각과 꿈,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감독 트래비스 홀트 해밀턴은 자크의 사연을 다큐멘터리로 만들기 위해 모금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