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나의 헤싸 메디케어 클럽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Jan 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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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 년 간의 여정

메디케어 전문가 공부를 시작한 지 만 일 년이 되었습니다. 작년 이맘 때 우리집에 놀러온 동생 친구가 이 일을 먼저 시작했다고 해서 "나도 해 보고 싶으니 길 좀 알려줘요!" 이렇게 시작되었죠. 그 당시 암 발병 후 수술, 치료까지 다 끝내고 아무 일도 안 하고 쉬고 있던 차에 동생 친구의 사심 없는 격려는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생명보험과 의료보험, 두 가지 국가 시험을 치르기 위해 석 주간인가 두 주간인가... 100 시간 이상 오래 간만에 아주 열심히 공부하던 것이 아주 오랜 일처럼 희미합니다. 그리고 1월 8일, 간신히 턱걸이로 70점 커트라인에 78점으로 단번에 합격해 놓고 기분 좋던 일, 90점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마음 졸이던 AHIP 시험이 그리 힘들지 않아서 신났던 일 들도. 여러 가지 교육을 여러 보험회사들을 통해서 받고 또 받고, 대여섯 보험회사에서 에이전트로 임명되기까지 각각 요구하는 거쳐야 할 과정들이 아주 많았어요. 돈도 제법 들고요. 마치 장님 코끼리 더듬듯한 날들을 지나서 원하던 자격을 다 딸 때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불필요한 길을 많이 다녔죠. 귀동냥도 하고 지금까지 수도 없는 전화 문의(아마 천번 이상?)도 하고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정말 아무 것도 모르면서 시작을 한 것이었어요.


첫 고객은 나의 친구로 시작

드디어 첫 메디케어 고객이 되어준 내 친구에게서 서류를 받아온 날짜가 3월말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친구가 65세가 되었거든요. 그러고 2달 후에 두 개, 그런 후에 또 다시 넉 달 동안 하나도 못 받았어요. 그동안 아무래도 한국말로 시원하게 다시 한 번 복습하자 싶어서 엘에이까지 가서 한국분들에게 교육을 다시 받을 때였습니다. 세미나 마지막 날에 "목표량을 정하라" 해서 여럿이 발표한 중에서 제일 많은 숫자인 "75명!"이라고 기세좋게 말을 했어요. "나는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하는데 그 정도는 해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으니 정신이 조금 나간 여자가 코메디를 하는 줄 알았을 거예요. 말해 놓고 75 명은 아주 요원한 목표인데 바보같이 떠들었는가 조금 창피하였죠. 연례 가입일 바로 직전에 또다시 2016년 공부를 다시 해서 각 회사마다 임명을 다시 받아야 한다니 좀 기가 찼지만 또 돈내고 또 공부했어요. 내 원 참. 그래도 두 번씩, 세 번씩 공부했더니 이제는 어느 정도 전문인이라고 내놓을만 했어요. 하도 복잡하니 아직도 모르는 것이 적지 않겠지만 메디케어 당국에서 일하는 사람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던데요 뭐.  이제는 아리조나에서는 메디케어에 관한 한, 한인 중에 제일 많은 지식을 갖춘 사람이라고 자타가 인정하기 시작했다면 내 착각일까요? ㅎㅎ. 전문가가 되었다고 해도 메디케어 연례가입일이 되었을 때까지 총 7명을 가입시켰으니까 참 느리고도 느린 시작이었습니다. 수입은 없고 지출만 있었던 6개월, 현실감 없는 목표량을 정한 대신 기도제목으로 잡고 날이면 날마다 기도했어요. 그런데 얼마 했을까요? 이제 연례가입기간이 끝나서 계산을 해보니 총 66명, 그러나 그 중 두사람이 중간에 마음을 바꾸어서 64명만 남았습니다. 즉 현재까지 85프로 목표량 달성이니 그리 나쁜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바마 케어를 치면 거의 목표 달성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니 말이죠. 한인 인구 1만 명 정도인 작은 피닉스에서 이만치 한 것도 특별한 한 친구의 열성적 도움도 있었기 때문이었고요. 자기 일처럼 열심히 전화해주던 교회 친구에게 사랑의 빚을 많이 졌답니다.


나의 헤싸 메디케어 클럽

나의 최종 목표는 이삼년 안에 선착순 200명인데 그 이상은 안하려고 해요. 사람 욕심은 한이 없는 것이라죠? 하지만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가는 얼마 안 남은 내 인생이 더 짧아질 것 같아서요. 그리고 일만 하다가 암이 재발한다던가 하면 안되겠으니까요. 이 암 병 덕분에 어느 정도 욕심을 제어할 수 있으니 암에게 감사한 일이죠! 그리고 200명 정도가 내가 쉬엄쉬엄 돌볼 수 있는 한도가 될 것 같아서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양은 평균 반나절이고, 낮잠 한숨이 꼭 필요하거든요. 몸이 마음을 잘 못따라 주니까 그냥 일을 즐길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싶어요. 그리고 200명을 "헤싸 메디케어 클럽"으로 만들어서 작은 개척교회 섬기는 목사님 같은 심정으로 돌보고 싶어요. 어르신들은 유동인구가 많아서 이사도 잘 가시고, 또 갑자기 돌아가시기도 하고 하니까 그 변동 숫자만 늘 채우고 더 이상은 안 하려고요. 그리고 그 어르신들을 부모님께 하듯 심부름을 잘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 클럽에 들어오신 분들은 아주 행복하실 거예요. 나같은 심정으로 이런 일을 할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니까요. 나는 조금도 귀찮게 생각하지 않고 서류 읽어드리기, 보험회사 전화해서 혜택 알아보기, 의사 약속 잡기, 좋은 의사 찾기, 메디케이드 신청 등을 도와드릴 것입니다. 계속 배워나가면서 서로 돕는다고 생각하면서요. 이미 도움을 받고 계시는 분들이 얼마나 좋아들 하시는지 저도 기쁘답니다. 나는 이런 일에는 이력이 나서 전혀 힘들지 않아요. 우리 아이들 고모에게 물어보시면 제 말이 참말인 줄 아실 겁니다.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 우리 고모가 미국에 와서 우리 곁에서 삼십년 사는 동안 그런 심부름일랑 몽땅 내차지였거든요. 내 남편은 자기 쏘셜 넘버 조차도 못 외우고 평생 내게 물어봅니다. 너무 나만 믿고 사는 남편이 가끔 미웠는데 이 일을 위해 훈련시켰던 모양이에요. ㅎㅎ. 나는 미국서 40년 이상 살아온 내 경험과 지식을 써 먹을 수 있는 이 일이 너무나 신나고 감사해요. 이 나이에 어느 정도 돈도 벌어서 내가 쓰고 싶은데 쓸 수가 있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요. 여지껏 내 식구, 내 가족만 위해서 살아왔지만 이제는 죽기 전에 좋은 일도 좀 하고 싶어요. 주님께서 허락해 주시면 말이지요. 

해야 할 일을 찾은 2015년을 감사한 마음으로 보내며 2016년을 희망찬 마음으로 기대합니다.

연말과 연시에 모두 건강하세요! (2015년 12월)

*헤싸...Hessa....뜻은 선한 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