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체에서의 분유 공급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메트로 피닉스 지역 엄마들 역시 원하는 특정 분유 구입에 애를 먹고 있다.
8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분유 대란은 글로벌 공급난이 심화하는 속에서 대형 분유 업체의 제품 리콜 사태가 터지면서 본격화했다.
지난 2월 미 식품의약국(FDA) 조사에서 분유 제조사 애보트의 분유를 먹은 뒤 세균 감염으로 영유아 2명이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고 이후 애보트의 3개 브랜드(시밀락·앨리멘텀·엘러케어)가 리콜 대상으로 지정됐다.
분유 공급이 부족해지자 대형 유통업체들은 고객당 분유 구매량을 제한하고 나섰다.
CVS, 월그린은 온·오프라인에서 한 번에 3통 이상 구매하지 못하게 했고, 타깃은 온라인 구매 시 한 번에 최대 4통만 살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분유가 동나자 부모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NYT에 따르면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제품 입고 소식을 공유하는 부모들 모임도 생겨났다.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거주하는 엄마 제시카 콘트레라스는 6개월 된 아들에게 먹일 씨밀락 네오슈어 분유를 찾는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해 전국 여러 엄마들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소매 관련 데이터업체 데이터셈블리 집계 결과 지난 4월 중 아리조나주 내 소매점포에서의 분유 제품 품절비율은 31%로 나타났다.
올해 1월의 23%와 비교하면 분유 구입이 더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애보트 뉴트리션은 “최근 리콜이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전세계적인 공급 부족 상황에서 추가적인 스트레스와 불안을 더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아기에게 필요한 고품질 영양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리콜을 실시한 애보트 뉴트리션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소득층 여성과 유아, 어린이들에게 식품을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전미WIC협회의 브라이언 디트마이어 이사는 “애보트 뉴트리션은 전국 WIC 기관 절반 이상의 독점 공급업체”라며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식품 리콜과 달리 분유 부족은 아기를 위한 주요 또는 독점적인 영양 공급원에 영향을 미친다. 부족한 영양 공급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알러지나 위장문제, 대사장애 등을 해결하기 위한 특수분유가 필요한 아기들에게는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