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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판례를 뒤집은 6월 24일 미 전역은 찬성과 반대 두 갈래로 나뉘어 들끓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미국 곳곳에선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아리조나주 피닉스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도 6월 24일과 25일 이틀 간 낙태권 옹호 시위가 진행됐다. 

주의회에서 다수를 점한 공화당을 상대로 낙태 금지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힌다는 취지였다.

수천명이 참여한 24일 시위는 처음엔 평화적으로 시작됐으나 저녁이 되면서 일부 참가자는 회기가 진행 중이던 상원 의사당 창문과 문을 두드리거나 발로 차며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 

이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를 인근 광장으로 밀어낸 뒤 해산시켰다.

아리조나주 공공안전부는 "시위대가 주상원 건물 유리문을 반복적으로 두드리며 들어가려고 해 경찰이 최루탄을 쐈다"면서 시위대가 광장에서도 기념물 등을 훼손해 재차 최루탄을 써 해산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카렌 판 아리조나 상원의장(공화당)은 이날 성명에서 “상황을 감시하던 법 집행기관은 지원을 요청했고, 진입하기 전에 최루탄으로 군중을 해산시킬 수 있었다”며 “상원의원과 참모진 및 참석자들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도록 휴회했다”고 밝혔다.

판 의장은 “상원의원, 직원, 참석자들에게 파괴적이고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었던 일을 신속히 처리한 법 집행기관에 매우 감사하다”며 “폭력은 답이 될 수 없고, 노골적인 폭동을 시도한 데 대해 ‘집회’나 ‘평화적 시위’로 위장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의지를 내보였다.

또 “모든 주 의원들에게 이러한 행위를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며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폭력은 결코 해답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인 미셸 우젠티-리타는 이날 시위대가 건물 앞에서 ‘낙태는 인권’이란 팻말을 들고서 “나의 몸, 나의 선택”을 외치는 영상을 찍어 트위터에 공개했다.

그는 “시위대가 문을 발로 차기 시작했을 때 의원들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그들이 원하는 학교에 데려갈 수 있도록 모든 사람을 위한 ESA(교육저축계좌) 확대에 관한 투표를 진행 중이었다”며 “이것은 #RvW(로 대 웨이드)보다는 그(ESA 확대) 투표를 막으려는 시도였던가?”라고 반문했다.

과격시위대들은 주청사 바로 앞에 위치한 웨슬리 볼린 메모리 파크에 여러 조형물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했고, 그 중에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기념하는 일명 '한국 종각'도 피해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동안의 시위 동안 총 9명이 시설물 파괴 등 혐의로 체포됐지만 주 검찰은 일단 이들을 기소치 않기로 결정했다.

주정부는 추가 시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주방위군을 동원해 주청사와 주 의사당 주위에 철조망 펜스를 설치했다.

한편 아리조나주 법무장관이 6월 29일, 주정부 이전 시대에 적용됐던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다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마크 브르노비치 아리조나주 법무장관의 이같은 결정은 같은 공화당원인 더그 듀시 주지사의 의사와도 충돌한다.  

듀시 주지사는 지난 3월,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새 법안에 서명한 뒤 이 법이 아리조나 주정부가 생기기 11년이나 전인 1901년에 제정된 옛날 법보다 우위의 효력을 가진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낙태금지주의자들과 이를 후원하고 있는 아리조나 주상원 낸시 바르토 의원은 옛 낙태금지법을 재실시 해야 된다고 주장하며 주지사의 법이 구 법을 능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브르노비치 법무장관은 "의회의 주장도 낙태법에 관한 한 기본 의도는 같다.  따라서 주정부 이전 시대의 법 ARS13-3603법을 재실시하고 더 이상의 항소를 불허하겠다"면서 이 법이 9월말부터 효력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옛 법은 누구든지 임신한 여성의 중절을 돕는 사람은 2년 반의 징역형에 처하며 다만 임신부의 생명이 위독할 경우에만 예외로 한다고 되어있다.

아리조나주의 낙태 병원들은 지난 주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지 불과 몇 시간만에 모든 낙태시술을 중지했다.  

아리조나주 가족계힉 협회 회장인 브리터니 포르테노는 "의료행위 중단은 낙태법의 번복으로 인한 형사처벌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리조나주에서는 2020년도에 약 1만3000 여건의 낙태시술이 시행되었다고 주 보건부 통계에 나와있다.  

그 가운데 15주 이상된 태아에 낙태수술을 한 사람은 650명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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