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오후 7시 30분쯤 벨 로드와 59th 애비뉴 교차로 상에 정차된 차량 안에서 의식을 잃은 여성이 발견됐다.
열린 창문을 통해 총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경찰관들이 신원을 물었지만 반응하지 못했고 얼마 뒤 현장에서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여성의 이름은 파멜라 리 마르티네스(60)로 밝혀졌고, 음식을 차량으로 배달하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리조나주 글렌데일 경찰은 현장 주변의 CCTV 동영상을 뒤져 그녀의 밴 승합차 옆에 한 승용차가 세워져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목격자도 그녀의 배달 차량 옆에 남성이 차량 바깥에 나와 있었으며 얼마 뒤 빨리 떠나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르티네스의 휴대전화 사진갤러리에 이 사건용의자 러스티 프렌치(62)의 얼굴이 남겨져 있었다.
경찰은 마르티네스가 몇가지 이유로 자신의 차량 옆에 정차하는 차량 운전자의 얼굴을 사진으로 남겨둔 것으로 봤다.
프렌치도 증거 사진을 내밀자 순순히 자신이라고 인정한 뒤 다만 그 뒤에 일어난 일은 이른바 블랙아웃 상태가 돼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경찰 조사에서 털어놓았다.
심문한 날 그의 집을 수색했더니 권총이 나왔고 탄도 분석 결과 범행에 사용된 것과 일치했다.
그는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마르티네스의 딸 모니크 대니얼스(27)는 어머니가 도로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총질을 해대는 이른바 로드 레이지에 당했다고 믿고 있다.
딸은 어머니가 총격을 가한 남자의 얼굴을 증거로 남기기 위해 마지막 순간 안간힘을 다한 것으로 믿었다.
마르티네스는 두 대학에서 일했고, 가욋돈을 벌 겸해서 우버 이츠 배달 일을 하고 있었다.
가욋돈으로는 손주들의 베이비샤워 용품을 사고 남자친구의 생일 파티를 치를 계획이었다고 했다.
사고 당일 7시 11분쯤 딸에게 전화를 걸어 일이 끝나가고 있으며 곧 집에 들러 가방을 챙긴 뒤 남자친구와 함께 밤을 보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니얼스는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했다니 기쁘다. 정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그걸로 어떤 것도 바로잡지 못한다. 우리 곁에는 어머니가 없다”고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