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목사 신앙칼럼] 사랑은...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Jun 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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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사랑은 '서로'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성경말씀을 토대로 살펴본 사랑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의무입니다. 누가 누구를 일방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그리스도인이라면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지금 내 처지가 너무 힘드니 나는 사랑을 받기만 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정신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그 상황에서도 사랑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입니다. 만약 누군가에게 사랑을 요구하고 싶다면, 그에게 사랑받기 원하는 만큼 내가 먼저 사랑해야 합니다.

둘째, 사랑은 반드시 공동체의 유익으로 귀결되어야 합니다. 

누군가에 대한 나의 사랑이 그와 내가 속해 있는 공동체의 유익으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나는 자칫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나 자신과 상대는 말할 것도 없고 관련 공동체마저 허물어뜨릴 수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 남편이 허구한 날 술에 취해 가족에게 온갖 행패를 부린다고 합시다. 그때 아내가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에 남편이 술을 마시고 어떤 행패를 부리든 오래 참기만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가정은 그 남편과 아내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자식도 있고 부모도 있는 공동체입니다. 

따라서 남편이 매일 술에 취해 아이들을 때리고 물건을 부순다면, 아내는 자식들을 지키고 보호하는 어머니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남편의 알코올 중독을 방치하면서 자식들에게도 오래 참자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방기일 뿐, 결코 사랑이 아닙니다. 알코올 중독자, 도박 중독자, 마약 중독자 등 모든 형태의 중독자에 대한 최선의 사랑은, 그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치료해 주는 것입니다.

심한 알코올 중독자였다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술을 끊고 목회자가 된 분이 있습니다. 그분의 이야기 중에 귀담아 두어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의 증세를 더 악화시키는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가족이라는 것입니다.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내놓으라고 소리 지를 때, 술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머니나 아내가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혹은 '이번에 한 번만 더 주면 내일부터는 괜찮겠지' 하는 근거 없는 기대감에 술을 줍니다. 그래서 날이 갈수록 증세는 더 심해지는 것입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모든 형태의 중독자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반드시 치료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가정 공동체가 지켜지고, 그 사람도 살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참된 사랑입니다.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 누군가가 들어와 물건을 탈취하며 난장판을 만드는데, 사랑은 온유한 것이라며 방관하는 것은 그 누구에 대한 사랑도 아닙니다. 당장 신고를 하든지, 힘을 합쳐서 내몰든지,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 사랑입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자신의 행동이 국가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지 않으면, 부모들은 자식 사랑의 미명하에 얼마든지 불법을 저지르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정의가 실종된 이유 중 하나는, 이 땅의 부모들이 자식을 위해 수없이 불법을 저질러 온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과연 바른 자식 사랑일 수 있겠습니까? 자식 사랑의 미명으로 자식이 살아갈 사회 공동체를 불의하게 만드는 것은, 그 불의한 세상으로 내 자식을 내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와 자식의 미래를 동시에 해치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 자식을 사랑하든, 친구를 사랑하든, 남편이나 아내를 사랑하든, 그것이 관련 공동체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생각할 때에만 우리의 사랑은 건강하고 참될 수 있습니다.

셋째, 사랑은 어떤 경우에도 실패하지 않습니다. 

사랑에는 실패가 있을 수 없습니다. 상처한 남자와 결혼하여 사춘기인 두 딸의 어머니가 된 집사님의 경우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똑같은 상황에서 내가 정말 사랑했음에도 상대가 끝내 나의 사랑을 받아 주지 않았다면 나는 실패한 사람입니까? 결코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예수님의 말씀대로 사랑했는데도 그가 나의 사랑을 받아 주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의 문제일 뿐입니다. 나는 전혀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그가 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도,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내가 그를 사랑함으로 나와 주님의 관계는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 만큼 더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사랑 그 자체에는 실패가 있을 수 없습니다.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하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 (고전 13:8)."

예언, 방언, 지식의 은사는 언젠가는 모두 필요 없어지지만,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우리말 '떨어지다'로 번역된 헬라어 '에크핍토'는 '소멸하다', '실패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사랑은 소멸되지도, 실패하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상대의 반응에 상관없이 그 사랑은 언제나 성공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랑의 동인이 하나님이심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혼자 외톨이로 떨어져 홀로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불가능합니다.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와 함께하시기에 가능합니다. 발광체와 복사체가 있습니다. 발광체는 스스로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태양은 발광체입니다. 반면에 복사체는 스스로 빛을 발하지는 못하지만 발광체의 빛을 받아 반사합니다. 달은 복사체입니다. 달은 발광체가 아니지만 발광체인 태양의 빛을 반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랑의 발광체시라면, 우리는 그분의 사랑을 이 세상에 반사하는 사랑의 복사체입니다. 


김찬홍 목사(주찬양교회)가 이재철 목사의 허락을 받아 이재철 목사의 책 『성숙자반』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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