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목사] 사막은 은혜의 땅 37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May 1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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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랜 기간 동안 사막을 생명이 없는 광야로만 생각하고 따분하고 무의미 한, 그리고 이기적인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변화된 삶을 살기로 결단했다. 무익한 종이었던 오네시모가 바울을 만나 그의 가르침으로 유익한 종이 될 수 있었던 것처럼 나는 이 시대의 오네시모가 되기 원한다.

"자기도 함께 갇힌 것 같이 갇힌 자를 생각하고 자기도 몸을 가졌은즉 학대받는 자를 생각하라"(히 13:3).

오네시모의 심정을 품고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히브리서의 말씀을 주셨다. 그 말씀을 통해 교도소 사역에 임하는 나의 자세를 돌아보게 하셨다. 재소자들을 우리와 다르게 생각하면 안 된다. 재소자들도 따지고 보면 모두가 사회적 환경, 인류의 원죄로 인한 희생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갇힌 자들을 대할 때 '나 스스로도 갇힌 자라는 생각으로 그들을 생각하라'는 히브리서 기자의 말씀은 교도소 사역에 임하는 가장 마땅한 사역 자세라고 믿는다. 미국의 크리스천들은 그래도 긍흘과 자비 사역, 교도소 사역 등에 더욱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편이다. 크고 작은 도시들마다 교회들에 의해 노숙자들을 위한 급식소가 운영되고 있고, Prison Fellowship Ministry와 같은 조직적인 교도소 선교 단체들이 오래 전부터 크리스천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는 기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기독교 단체와 교회에서 갇힌 자들과 소외된 자들을 대상으로 한 구제 사역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구제 사역을 통한 열매들을 많이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인 인식면에서도 한국은 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가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교도소에 들어가 있는 재소자들의 경우 그 가족이 또한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한국과 같은 문화권에서는 재소자들의 자녀들까지 동일하게 취급되어 학교나 이웃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은 소리 없는 억눌림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효과적인 교도소 사역은 재소자와 재소자 가족을 동시에 포용할 수 있는 사역이 되어야 한다. 가족이 있는 재소자가 복역 기간을 마치고 다시 사회에 돌아와 재적응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대개 가족들과의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통계에 의하면 재소자가 교도소에 있는 동안 가족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했던 재소자들은 대부분 형기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가 다시 재범을 일으키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면회를 오는 사람이 없어서 가족들과 완전히 단절되었던 재소자들은 70% 이상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로 돌아온다고 한다. 그래서 교도소 사역의 핵심은 가족 관계의 회복이라는 또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다. 가족 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될 때 교도소에 들어갔던 사람들은 같은 범죄를 또 범하는 우를 반복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교도소 선교단체 중에는 성탄절에 재소자들의 자녀에게 장난감을 선물해 주는 Angel Tree라는 프로그램을 오래 전부터 운영해서 교도소에 갇혀 있는 재소자와 자녀의 관계를 회복시키는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작은 선물이지만 성탄절과 같은 명절에 교도소 안에 있는 부모의 이름으로 선물을 받게 되는 아이들은 이 작은 선물로 큰 위로를 받고 부모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는 것이다. 재소자들의 자녀들은 알게 모르게 부모들에게 버림받았다는 느낌과 어려움에 처한 가족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잘못된 길로 빠지기 쉽다. 그렇기 때 문에 이런 작은 선물을 통해서라도 아이의 마음 깊은 곳에 새겨져 있는 상처들을 감싸 주고 치료해 주는 사랑의 정성이 필 요한 것이다.

목적이 없이 사는 삶은 공허한 삶, 의미 없는 삶이 될 수밖에 없다. 생명도 그 자체는 의미가 없다. 부와 재산도 결국은 헛것이다. 가진 것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자신의 재산이 컴퓨터 재벌 빌 게이츠의 재산이나 또는 성경에 기록된 솔로몬 왕의 부를 능가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러나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부를 소유했던 솔로몬 왕도 삶의 종말에는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라는 절규에 가까운 메시지를 후세에 남겼다.

"롯의 처를 생각하라."

예수님의 이 메시지는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신앙인들에게 큰 도전을 던져 준다. 롯의 가족이 살고 있던 곳은 소돔과 고모라 땅이었다. 그 당시 가장 문화가 발전되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던 곳이었다. 사람 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조금만 장사 수단이 좋은 사람이면 단기간에 큰 재산을 모을 수 있는 곳이었고, 재산을 쌓은 사람들 은 그 재산으로 온갖 향락을 누렸던 곳이 었다. 소돔과 고모라는 컴퓨터와 비싼 자동차들만 없을 뿐이지, 아마도 오늘날 향락과 섹스 문화에 흥청거리는 헐리우드 거리와 흡사한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롯은 목축업자였다. 아브라함과 분가하면서 많은 가축들을 받아서 소와 염소, 양들을 그 지역에서 가장 많이 가지고 있었던 소돔 땅의 유지였다. 좋은 고기를 사먹기 위해 비싼 돈을 서슴지 않고 쓰는 소돔 사람들로 인해 롯은 단기간 안에 큰돈을 만지게 되었다. 소돔과 고모라에서는 이제 롯의 가족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정치판에 관심이 많았던 롯은 슬슬 그 지역의 유지로서 법관으로, 정치가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던 중이었다. 롯의 장성한 두 딸은 이미 약혼을 하고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으며 누가 보더라도 롯의 가족은 아쉬운 것이 하나도 없는 가장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살고 있었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알리기 위해 두 천사가 롯의 집을 방문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결혼 잔치를 앞두고 집안이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을 때, 재력가로 성장한 롯이 법관으로 정치 입문을 생각하고 있을 때, 소돔성 내에서 롯의 가정이 가장 행복한 가정으로 알려지고 있을 때, 바로 그때 두 천사가 롯을 찾아왔다.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어버리고 소돔성을 떠나라는 전갈을 전했던 것이다. 롯과 그 아내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그들은 천사의 말을 듣 고 떠나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무척 망설였을 것이다. 결코 쉽게 발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롯이 지체하매 그 사람들이 롯의 손과 그 아내의 손과 두 딸의 손을 잡아 인도하여 성 밖에 두니 여호와께서 그에게 인자를 더하심이었더라"(창 19:16).

롯은 스스로 소돔 땅을 떠날 수 없었다. 그래서 두 천사가 롯 가족들의 손을 잡아끌어서 강제로 성 밖에까지 나가게 했다. 그것은 여호와의 인자하심 덕분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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